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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 왜건의 세계 12
등록자 허인학 작성일자 2019-10-17 오후 1:20:17

 

천대받는 왜건 다시보기

우리가 홀대했던 왜건의 세계




유독 한국에서는 왜건에 대한 시선이 차갑다.오죽하면 ‘왜건의 무덤’이라는 말까지 붙었을까.

세단과 SUV 사이에 끼어 유독 기를 펴지 못하고 있는 왜건.

우리는 왜건을 다시 볼 필요가 있다. 엄청난 매력을 가진 게 분명하니까.

◆ All About Station Wagon
유럽과 미국에서와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유독 차가운 시선을 받고 있는 왜건. 문득 ‘과연 우리나라 사람들은 왜건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냥 취향이 아닌 것일까 아니면, 왜건이 실용적이지 못하다고 느끼는 것일까. 우리는 ‘왜건’이라는 자동차에 대해서 면밀히 알아볼 필요가 있다.



왜건이라는 차에 대해 잘못된 정보들이 만들어낸 편견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왜건은 ‘자동차 차체 형태의 한 종류로 세단 또는 하드톱의 지붕이 후단까지 수평으로 이어지고, 뒤쪽에 문이 달린 승용차’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게다가 우리가 부르고 있는 왜건은 잘못된 표현으로 ‘스테이션 왜건(Station Wagon)’ 혹은 ‘에스테이트 카(Estate Car)’로 부르는 게 정확한 표현이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왜건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어떤 모습이었을까? 왜건 역사는 놀랍게도 유럽이 아닌 미국에서부터 시작됐다.



대게 유럽이 왜건의 시초라고 생각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사실을 그렇지 않다. 스테이션 왜건은 미국의 기차 창고에서 짐을 실어 나르는 역할을 했던 시절부터 시작됐다.
 
기차에 필요한 석탄을 옮기거나 커다란 적재물을 실어야 하는 환경적 요인 때문에 지금과는 다르게 수리하기 용이한 나무를 이용해 뒤쪽 공간을 제작했다.



짐을 실어 나르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왜건은 1920년대에 접어들면서 기차 창고를 벗어났고, 일반 사람들의 자가용으로 이용되기 시작했다.

물론 이동 수단의 모습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했다. 그때부터 우리가 영화 속에서 본 그 왜건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이다.



승객들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승차감을 높이는 데 집중했고, 짐을 적재할 수 있는 공간에 사용된 목재를 걷어내고 깔끔하고 강성이 높은 소재를 사용해 트렁크 공간을 만들어냈다.

이후 많은 사람들은 트렁크 공간을 자신이 원하는 취향으로 꾸미거나 특별한 공간을 만들어내는 커스텀 방식을 사용하기도 했다. 한 마디로, ‘나만의 왜건’을 제작한 것이다.



왜건의 발전은 멈출 줄 몰랐다. 미국의 유명 브랜드인 쉐보레와 포드 등은 왜건의 인기에 다양한 왜건 모델들을 탄생시켰고, 태초 왜건의 역사를 기리기 위해 차량 옆면을 나무로 장식하는 방법을 사용해 특별함을 더하기도 했다.

그렇게 미국에서 시작된 왜건 열풍은 유럽으로 건너갔다. 폭스바겐의 경우 미국에서 불어온 왜건 바람을 타고 1973년 세상에 태어난 파사트의 왜건 모델을 공개하기에 이르렀다.



그 이름은 ‘파사트 바리안트(Passat Variant)’. 처음 출시된 왜건형 파사트는 실용주의를 중요시하던 유럽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시작했다.

폭스바겐뿐만 아니라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오펠 등 유수의 유럽 브랜드들도 왜건 모델을 만들어내는 데 동참했고, 우리가 아는 왜건의 명가 볼보는 1949년 볼보 왜건의 시초라 볼 수 있는 ‘PV445 Duett’를 생산하면서 왜건의 역사를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여기서 잠깐. 분명 같은 왜건의 형태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다른 이름으로 불려 우리를 헷갈리게 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헷갈릴 필요가 없다.

이름은 다르지만 모두 ‘스테이션 왜건’이라는 본분은 어디 가지 않으니 말이다. 왜건을 만들어내고 있는 브랜드들은 자신들만의 개성과 정체성을 살리기 위한 목적으로 왜건을 부르는 명칭을 달리한다.



그렇다면, 각 브랜드마다 왜건을 부르는 명칭은 어떨까? 우선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이 40년이 넘는 왜건 역사를 가지고 있는 폭스바겐의 경우 ‘바리안트(Variant)’라는 명칭을 사용한다.



또한, 유럽에서 왜건의 명가로 소문난 볼보의 경우 차명에 알파벳 ‘V’를 붙여 왜건임을 표현한다.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XC’는 SUV의 의미이고, ‘S’는 세단, ‘V’는 왜건을 뜻한다.

아우디 역시 왜건을 부르는 이름이 다르다. 자사의 왜건 모델에는 ‘아반트(Avant)’라는 명칭을 사용한다.



아반트의 경우 전진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또한, 오펠은 ‘스포츠 투어러(Sport Tourer)’라는 말을 사용해 실용성과 옹골찬 주행성능을 표현하고 있다.

반면, 메르세데스-벤츠의 경우에는 왜건을 표현하는 방식이 두 갈래로 나뉜다. C-클래스와 E-클래스의 왜건 모델에는 왜건의 정식 명칭인 ‘에스테이트(Estate)’를 사용하고, CLS와 CLA의 왜건 모델에는 ‘슈팅 브레이크(Shooting Brake)’라는 말을 사용한다.

슈팅 브레이크에서 브레이크는 ‘수레’의 의미를 가진 프랑스어에서 유래되었으며, 슈팅은 귀족이나 부유층들이 레저로 즐기던 사냥에서 따온 것이다.



그리고 한국. 한국에서는 현대자동차가 C 세그먼트의 i30의 왜건 모델을 출시하면서 이름 뒤에 ‘CW’를 붙였던 적이 있다.

이는 ‘Creative Wave’의 앞 글자만 딴 것으로, 유독 왜건에 대한 거부감을 피하기 위해 사용한 이름이기도 하다.

험로를 가는 왜건에서 짜릿한 성능의 왜건까지. 다양한 변종 왜건들이 등장하고 있다

왜건이야? 응, 왜건이야!

과거 <월간 카포스>에 게재된 기사에서도 말했듯이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 물론 지금도 그 생각은 여전하다.

갑자기 왜 욕심을 들먹이나 싶겠지만, 왜건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인간은 끝없이 새로운 것을 찾아 여행을 떠나는 존재다.
 
과거에는 여행의 의미가 삶을 영위하기 위한 공간을 찾는 데 있었다면, 현재는 의미가 다르다.



각박한 삶에 치인 몸과 마음을 달랠 수 있는 공간을 찾아 떠나는 게 여행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동할 자동차가 필요하다.

왜건의 변화도 이런 이유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세단에 적재공간을 늘려 실용성을 높인 전통적인 왜건. 그런데, 시장에 새로이 등장하고 있는 왜건들은 전통적인 모습들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

기본적인 틀은 유지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을 유혹할 만한 요소들이 덕지덕지 붙어있다. 바로 오프로드 주행 능력이 추가된 왜건들이다.




다소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라 생각될 수 있지만, 크로스오버 SUV(도심형 SUV)의 무지막지한 공세에 빼앗긴 자리를 되찾기 위한 노력의 결과물이라 볼 수 있다.

SUV가 접목된 독특한 왜건을 만들어내는 일은 볼보가 먼저 시작했다. 볼보는 V70을 기반으로 차체를 조금 높이고, 범퍼 하단에 플라스틱을 덧대 오프로더 이미지를 강조한 ‘V70 XC’를 개발해 1997년 미국 시장에 선을 보였다.

SUV에 버금가는 오프로드 주행성능을 비롯해 왜건의 공간 활용성, 세단과 비슷한 승차감이 한데 어우러진 V70 XC는 출시와 함께 큰 인기를 끄는데 성공했다.




볼보는 V70 XC를 시작으로 크로스컨트리 모델을 계속적으로 내놓으면서 왜건의 무덤이었던 한국에서도 흥행을 이끌며 유일무이한 왜건의 명가임을 입증했다.

최근 3년간 볼보의 판매량을 살펴보면, 왜건 모델인 V시리즈와 크로스컨트리 모델이 전체 판매량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쩌면 볼보의 꾸준한 왜건 사랑이 왜건을 천대하던 한국인들의 인식을 바꿔놓고 있는 것이 아닐까?




볼보가 만들어낸 크로스컨트리의 흥행에 타 유럽 브랜드들도 가만히 있지만은 않았다. 폭스바겐은 오프로드 성격을 강조한 ‘올 트랙(All Track)’을 내놓으며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이 모델은 과거 파사트 바리안트 2세대 모델에 추가된 ‘싱크로(Syncro)’의 계보를 잇는 모델이라 볼 수 있다. 싱크로는 파사트 바리안트의 지상고를 살짝 높이고 4륜구동 시스템을 더한 모델이다.

또한, 아우디는 1999년부터 A6의 왜건 모델인 A6 아반트를 바탕으로 ‘올로드 콰트로(All Road Quattro)’를 만들었고, 그보다 작은 A4에도 왜건과 SUV가 접목된 ‘A4 올로드 콰트로’를 탄생시켰다.

반면, 메르세데스-벤츠는 경쟁자들과는 달리 조금 늦게 출발선에 섰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남들보다 조금 늦은 출발에 E-클래스를 바탕으로 만든 ‘E-클래스 올-터레인(All-Terrain)’이라는 완벽에 가까운 변종 왜건을 공개했다.



이 모델은 E-클래스 에스테이트를 기반으로 4매틱 상시 4륜구동 시스템을 더하고, 기본 모델의 차체를 29mm 높였다.

여기에 에어서스펜션을 더해 차체를 최대 35mm까지 들어 올릴 수 있는 기능까지 더하고 있다. 프랑스 태생의 푸조도 변종 왜건을 만드는 데 동참했다.

플래그십 모델인 ‘508 SW’라는 모델을 기반으로 차체를 조금 더 키우고 높였으며, 디자인을 살짝 달리한 올 로드 그랜드 투어러(All Road Grand Tourer)‘508 RXH’를 선보였고, 이 모델은 국내에 정식 판매되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언제쯤 왜건에 대한 인식이 바뀔 수 있을까?

지금은 없지만 예전에는 있던 토종 왜건
유럽과 미국, 심지어는 일본 등 다양한 국가에서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고 있는 왜건은 유독 한국 시장에서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여러 수입 브랜드들이 야심차게 왜건 모델을 선보이기도 했지만 줄줄이 실패를 맛보며 슬쩍 발을 빼기도 했다.




정말이지 아이러니 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지금 흥행 몰이를 하고 있는 SUV 만큼이나 매력적인 게 왜건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은 수입 브랜드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었다. 왜건의 무덤에서 태어난 토종 왜건도 존재했었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 순수한 혈통의 토종 왜건들이 꽤나 많이 탄생했었고, 이내 모습을 감췄다. 승용의 트렁크 공간을 넓혀 실용성을 강조한 왜건.

우리나라는 왜건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랐다. 인식의 차이가 결국 왜건 시장의 성장을 방해한 셈이다. 한국 사람들은 왜건을 보고 생계형 자동차 혹은 짐을 싣는 차쯤으로 여기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그래서인지 국산 브랜드의 엠블럼을 단 왜건들도 결국은 성공을 보지 못한 채 추억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국내의 최초의 왜건 모델은 어떤 것이었을까? 바로 현대자동차가 만들어낸 ‘포니’다. 포니 왜건은 1975년 처음 출시됐고, 1.2ℓ, 1.4ℓ 미쯔비시 새턴 엔진을 탑재해 80~92마력의 힘을 내며, 뒷바퀴를 굴리는 방식이었다.



포니 왜건을 시작으로 척박했던 국내 왜건 시장이 문을 열은 셈이다. 이후 현대자동차는 1983년 코티나의 후속작인 스텔라를 출격시켰다.

출시 당시 세단 모델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그 틈에 끼어 왜건 모델도 함께 등장했다. 스텔라 왜건의 경우 국내 경찰차로 사용될 정도로 나름의 성공을 맛보기도 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국산 대표 준중형 모델인 아반떼의 왜건 모델 ‘아반떼 투어링’이 공개됐다.

현대자동차의 왜건 시장 공략에 대우자동차도 에스페로의 후속으로 개발된 누비라의 왜건 모델을 내놓았다.



이름은 ‘누비라 스패건’. 1997년 등장한 누비라 스패건은 ‘전 세계를 누비는 우리의 차’라는 뜻을 가지고 성공을 꿈꿨다.

당시 경쟁을 펼치던 ‘아반떼 투어링’과 기아 ‘파크타운’ 보다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GM에게 인수된 대우자동차는 라세티를 개발했고, 역시 왜건 모델을 함께 출격시켰다.

당시에는 라세티 왜건의 경우 2.0ℓ 디젤엔진을 얹어 최고 121마력의 힘을 발휘했었다.

기아자동차의 경우 콩코드의 왜건 모델을 출시할 계획을 세웠지만 수포로 돌아갔고, 결국 소형차 프라이드에 왜건 모델을 추가한다.

이어 중형 세단인 ‘크레도스 2’의 왜건 모델인 ‘파크타운’을 출시했지만, 아쉽게도 출시 1년 만에 단종 되는 운명을 맞이했다.

기아자동차는 당시 소비자들의 인식이 세단에 맞춰져 있었던 점을 실패의 이유로 꼽았다. 파크타운의 실패를 맛본 기아자동차는 왜건 출시를 멈추지 않았다.

1999년 출시된 리오를 바탕으로 ‘RX-V’라는 이름을 단 왜건 모델을 출시했다. 그리고 지금도 기아자동차의 왜건 개발은 현재진행형이다.

다만, 국내에서는 볼 수 없다는 게 흠이다. 반면, 현대자동차는 최근까지 쏘나타의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활용한 ‘i40’를 생산했지만 판매량 부진의 이유로 소리 없이 생을 마감하기도 했다.

왜건 시장이 살아나길 바란다
해외와 달리 자동차의 다양성이 떨어지는 게 현실인 한국. 다양한 차종들이 생산되고 있는 것 같지만, 세단과 SUV의 큰 울타리 속에서 파생된 모델들뿐이다.

최근 껄끄러운 관계의 일본만 보더라도 세단부터 시작해 SUV, 왜건, 박스카, 오픈카 등 다양한 모델들이 판매중이다.
 
하지만, 한국은 그 흔한 오픈카 하나 찾아보기 힘들다. 어떻게 보면 60년이 넘는 시간동안 자동차 산업을 발전시키면서 자동차 강국의 문턱에 선 것에 비해 선택의 폭이 좁다.




‘소문난 잔칫집에 먹을 거 없다’는 우리의 속담처럼 말이다. 혹자는 왜건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기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은 왜건의 매력을 아직 찾지 못한 것일 뿐이고, 언젠가는 왜건 시장에 생기가 돌날이 올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만큼 왜건은 실용적인 동시에 매력이 가득한 자동차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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