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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ic / 소비자 불만 해소 VS 생계형 적합업종 0
등록자 CARLNC 작성일자 2021-04-21 오후 5:28:52


국산차 제조사 “수입차는 인증중고차 하는데…”

현대의 중고차시장 진입, 마지막에 웃는 자는 누구인가





지난해 10월 현대자동차 김동욱 전무는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완성차 업체가 중고차 사업을 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완성차 업체와 중고차 매매업체 간의 불꽃이 시작된 시점이다.

이미 다수의 수입차 제조사들은 직접 중고차 품질을 인증해 재판매하는 인증 중고차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 기아, 쌍용, 르노삼성, GM 등은 국내 규제 때문에 중고차 시장을 넘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를 시작으로 완성차 업체가 줄줄이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게 된다면 이익과 손해를 따져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기존의 중고차 매매업체, 그리고 태풍의 중심에 있는 소비자들이다. 지금까지의 거대자본 흐름의 결과를 살펴보면, 가장 큰 피해자는 누가 될지 쉽게 예측할 수 있다.



◆ 경기도, 중고차 허위매물과의 전쟁 선포

지난 1월 6일 경기도청이 대포차 의심차량을 전수 조사해 3,606대를 적발하고 후속조치를 완료했다고 보도했다.

경기도청에 따르면, 지난 2018년 6월부터 지난해까지 자동차세가 2년 이상 체납된 차량 4만 2,524대를 대상으로 보험사 책임보험 가입 유무를 확인해 대포차로 의심되는 차량을 1차 선별했다.

이렇게 보험 미가입 차량과 함께 소유자와 보험가입자가 상이한 차량 2만 1,514대를 가려냈다.

경기도는 이후 31개 시·군 광역체납기동반과 함께 진행한 집중조사로 총 3,606대의 대포차를 적발했다.

그리고 적발차량 중 724대에 운행정지 명령을 내렸고, 548대를 강제 견인해 이중 407대를 공매 처분했다.

없어진 차량 2,334대는 체납처분중지를 결정했다.

적발 사례를 보면 현재 중고차 시장의 문제점 일부가 드러난다.

경기도 고양시의 한 중고차 매매업체는 소속 차량 2대에 부과된 자동차세 등 체납금 2억 6,200만 원을 납부하지 않은 채 폐업했다.

조사 결과 두 차량의 보험가입자 주소가 인천시로 돼 있어 대포차로 확인됐다.

현재 이 차량들은 고양시 광역체납기동반이 강제 견인해 공매를 진행하고 있다.

고양시에 거주하는 B 씨는 소유하고 있는 차량에 체납금 7,500만 원이 부과돼 있었다.

그런데 B 씨가 이를 납부하지 않고 이 차량을 개인 간 금전문제로 C 씨가 대포차로 운행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파주시에 사는 외국인 D 씨 역시 자동차세 등 체납액 840만 원을 내지 않고 이 차를 전주시에 사는 지인 E 씨가 명의이전 없이 사용하도록 한 것이 적발됐다.

이 차량들은 각각 고양시, 파주시 광역체납기동반이 강제 견인해 공매 처리하고 있다. D 씨의 차량은 처분이 완료됐다.

또한, 지난해 11월에는 중고차 허위매물 모니터링의 후속 조치로 전문회사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협업을 통해 허위매물과 미끼매물 상시점검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허위매물은 광고용으로 활용하기 위해 존재하지 않는 자동차를 실재하는 것처럼 거짓으로 올리는 매물, 미끼매물은 실제로 있긴 하지만 세부 정보를 허위로 등록해 소비자를 유인하는 매물을 뜻한다.

경기도는 월 100만 건의 빅데이터 중 허위매물과 미끼매물의 특징이 나타나는 사업자를 선정, 집중 점검한다.

일반적으로 허위매물, 미끼매물은 △국토교통부 제공 ‘자동차365’ 사이트에서 조회가 안 되는 매물 △동일 모델 차량을 지나치게 낮은 가격에 판매하는 매물 △차량 성능상태점검기록부 등을 제공하지 않는 매물 등이다.



경기도청 김지예 공정경제과장은 “중고차 허위매물 문제를 바로잡지 않으면 소비자 신뢰를 잃게 되고, 결국 고객이 외면하는 시장이 될 것”이라며, “판매자와 소비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중고차 시장 조성에 도 차원에서 최선을 다 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이런 행보는 누리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재명 지사는 지난해 7월 중고차 허위매물 의심 사이트에 대한 집중 모니터링을 실시해, 허위매물로 확인된 매물이 등록된 사이트에 대해 수사를 의뢰하거나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이 되지 않도록 차단하는 조치를 취한 바 있다.

누리꾼들은 이재명 지사의 즉각적인 행정 조치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 기존 업계의 자정능력 재건 VS 대기업 독점으로 인한 양극화

아쉽게도 전국 지자체가 이런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중고차 업계가 모두 불법적인 일을 저지르는 것도 아니다.

일부 중고차 매매업체가 허위매물과 미끼매물로 소비자를 현혹하고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업체들은 정직하게 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중고차 매매업체는 ‘일부의 문제가 전체로 호도된 경향이 있다’며 소비자들의 인식을 아쉬워했다.

지금은 투명하게 정보를 제공하고 사후 보증 확대, 성능점검기록부 제도 등 자정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이 중고차 매매업체들의 주장이다.

하지만 중고차 매매업체와 완성차 업체의 이견은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 측은 시장 진입 조건으로 6년/12만km 이내의 차량만 다루고 시장 점유율 상한선을 지정하는 등의 방안을 제시했지만, 중고차 매매업체 측은 ‘현실성 없는 제안’이라며 일축한 바 있다.



사실 현대차 측의 제안은 현재 중고차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범위 안에 있는 차량만 다루겠다는 내용이어서, 현실성이 없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대기업의 진입을 대체할 수 있는 시장 개선 방안은 아직 명확하게 보이지 않고 있다.

많은 소비자들 역시 각종 커뮤니티, SNS 등을 통해 차라리 비용을 좀 더 지불하더라도 내용이 확실하고 거짓이 없는 차량을 선택하겠다고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현재의 양상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기로 했다.

현재 중고차 매매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경기도 안산의 A 업체, 경기도 수원의 B 업체에 같은 의견을 물었다.

두 업체 모두 상호 공개를 꺼려하며 익명을 요청했고,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인해 인터뷰는 전화로 진행했다.

공통적으로 대기업의 자본이 중고차 시장에 유입되면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의견은 일치했다.

세부적으로는 두 대표의 의견이 조금 달랐는데, 소비자들이 제기하고 있는 현재 중고차시장의 문제에 대한 해법에 대해 약간 다른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가장 큰 논점은 세 가지다.

△대기업의 시장 진입에 대한 장점과 단점 △중고차매매업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여부 △현재의 중고차 시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 등이다.



먼저 대기업이 중고차 시장에 진입했을 때에 대한 의견은 두 업체 대표가 한 목소리를 냈다.

“어떤 조건이든 대기업이 거대자본을 가지고 시장에 들어오면 군소 업체들은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다.
사실 이 부분은 소비자들의 의견도 비슷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경쟁 구도를 가지는 것이 어려운 만큼, 거대자본이 시장에 진입하게 되면 결국 독점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다.

중고차매매업의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에 대해서는, ‘지정돼야 한다’라는 의견은 일치했지만 뒤따르는 이야기가 약간 달랐다.



A 업체 대표는 “지난 2019년까지는 중고차판매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보호를 받았는데, 이후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이 지지부진 늦어지며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B 업체 대표 역시 “현재 중고차 시장 종사자가 4만 명 이상이고, 관련 업계 종사자를 더하면 6만여 명에 달한다.

대기업이 진입하면 이들 중 몇 명이나 살아남겠나”라고 되물었다.

쉽사리 향후 변화를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현대차가 제시한 상생안을 살펴보면 현재의 매매업체가 어려움에 처할 것이란 예상은 가능하다.

다만 지난 6년간의 업종 보호기간 동안 현재의 중고차 매매업계가 얼마나 나아졌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한 사람은 “조금씩이나마 나아지고 있다.

허위매물도 많이 줄었고 불법 영업이나 사기 행위도 계속해서 개선되고 있다”라고 답했다.

반면 다른 사람은 “소비자 인식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빠른 시일 내에 뒤집히듯 인식이 좋아지기는 힘들 것 같다.

계속해서 인식을 좋게 바꾸기 위해 노력해야겠지만, 이에 대한 대책으로 대기업이 진입하는 것은 나중을 위해서도 최선은 아닌 듯하다”라고 밝혔다.



문득 얼마 전 중고로 SUV를 구입했다는 지인이 생각나 연락을 했다.

두어 번 허탕을 친 뒤 연식 대비 주행거리가 괜찮은 차량을 적절한 가격에 구입했다고 한다.

헛걸음한 두 번 모두 딜러가 ‘차가 방금 판매됐으니 다른 차를 보여주겠다’고 했다고.

그는 “커뮤니티에 구입 사실을 올리니 ‘운이 좋았다’는 말을 들었다.

쉽게 결정할 수 없는 고가의 물건인 만큼 마음을 단단히 먹고 가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중고차 시장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은 아직도 위보다는 아래에 더 가까운 듯하다.




◆ 시장이 성숙하면 잡음이 준다

같은 경우는 아니지만 판매자와 소비자 간의 간극을 좁히지 못한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서울 용산의 전자상가 사례가 그것이다.

대기업이 진입해 망친 것은 아니지만, 용산 전자상가 몰락의 결정적 원인은 판매자 측에 있었다.

대부분의 컴퓨터 부품들이 가격정찰제가 아니다 보니, 시기에 따라 같은 제품의 가격이 파도치듯 오르락내리락하는 경우가 많다.

중고 제품을 소위 ‘박스갈이’를 통해 신품으로 판매하거나, 제 값을 하지 못하는 중국산 저가 제품을 사용해 차액을 노리는 경우도 많았다.

현재의 용산 전자상가는 온라인 시장의 창고 수준으로 전락한 상태다.



중고차 시장도 마찬가지다.

대기업이 자본으로 밀어붙이면 버틸 수 있는 업체는 많지 않다.

소위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살아남거나 시장에서 퇴출되기 일쑤다.

다만 중고차 시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지금처럼 나빠지기까지 누가 원인을 제공했는지는 비교적 명확하다.

현직 업체 대표의 말처럼 자정을 위한 노력이 더 필요한 것도 옳다.

다만, 시장 규모가 12조 원 이상으로 커진 만큼 판매자와 소비자 모두가 성숙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필요하다.

없는 매물을 있는 것처럼 속이는 것은 안 되지만, 무턱대로 낮은 가격만을 고집하거나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도 옳지 않다.



대기업이 시장에 진입하면 체계화된 서비스를 위시한 플랫폼이 구축되는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걱정스러운 점은, 지금까지의 시장경쟁체제가 그랬듯 돈으로 밀어붙였을 때의 결과와 책임이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된다는 점이다.

모 중고차 사이트에서 1만 3,000km 가량 주행한 2019년형 현대 쏘나타 중고차가 2,170만 원에 등록돼 있다.

옵션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해당 차량의 신차 가격은 약 2,600만 원이다.

대기업이 6년 12만km 범위를 가져가게 됐을 때, 같은 연식과 주행거리의 중고차 가격이 그대로 유지될지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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