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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ic /‘판스프링 문제’ 합리적 해결책 찾아야 0
등록자 CARLNC 작성일자 2021-02-09 오후 1:28:34


국토부 ‘강력단속’에 화물차 운전사들

“단속만이 능사 아냐” 맞대응



매년 인명사고를 낳았던 도로 위 저승사자 판스프링이 국토교통부의 강력한 단속 의지로도로에서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화물차만 보이면 피해 다녔던 자가용 운전자들은 쌍수를 들고 환영했지만,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들은“화물차 운전자들의 생계를 한순간에 끊는 것과 다름없다”라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판스프링을 사용하지 못할 경우 느슨해진 결박 때문에 낙화물 사고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합리적인 해결방안 모색이 필요한 시점이다.

가해자는 없고 피해자만 낳았던 도로 위 저승사자 판스프링이 마침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장관 김현미)는 10월 5일 <화물차 적재함 불법장치(판스프링) 단속 강화한다> 제하의 보도자료를 내고 화물차 적재함에 불법장치를 설치하는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단속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이날 보도자료에서, 국토부는 최근 일부 화물차에 화물 적재 시 적재장치가 옆으로 벌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자동차 완충장치(판스프링)를 지지대로 불법 설치하는 사례가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러한 불법장치가 도로 상에 낙하될 경우 인명사고 등 교통사고 유발의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판스프링이 날아와 사망사고로 이어지는 사례가 매년 있어 왔다.

2018년 1월 25일에는 이천시 호법면 중부고속도로 하행선을 달리던 승용차에 길이 40cm, 폭 7.5cm, 두께 1cm, 무게 2.5kg이나 되는 크기의 철판이 운전석으로 날아들어 운전자가 그 자리에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 2019년 6월 10일 경기도 남양주시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고가 있었지만 다행히도 인명피해로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

올해 들어선 10월 8일에도 판스프링 관련 사고가 경찰에 접수됐는데, 해당 운전자는 중고차 판매 사이트인 ‘보배드림’에 관련 영상을 올리고 “조수석에 누가 타고 있었다면 어떻게 됐을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요즘 판스프링 사고가 이어지고 있는데 법으로 확실히 제재해서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라는 글을 남겼다.

특히, 보배드림을 즐겨 찾는 누리꾼들은 2015년과 2016년에도 각각 부상 1건, 부상 2건 등의 판스프링 사고가 더 있었다며, 올해 초부터 관계당국의 철저한 단속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갓 태어난 조카를 보러 가던 삼촌이 판스프링에 머리를 맞아 정신연령이 5세가 되었다는 2015년 사고와, 결혼식을 앞둔 예비신랑이 현장에서 즉사했다는 2018년 사고가 누리꾼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되면서, 결국 손 놓고 지켜보던 국토부도 판스프링 단속 강화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이다.



◆ 불법 판스프링 해결 마련 약속 3개월 만에 단속 이뤄져

앞서, 본보도 2020년 9월호에 실린 <도로 위 저승사자 ‘화물차 판스프링> 제하의 기사를 통해 판스프링의 문제점을 집중 보도한 바 있으며, 취재 과정에선 국토부 자동차정책과와 한국교통안전공단 튜닝 승인·검사 담당부서에 판스프링의 위험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특히, 자동차정책과 사무관은 7월 28일 통화에서 “판스프링과 관련해, 한국교통안전공단과 협의해 법적으로 개선할 내용이 있는지, 아니면 현행법으로도 관리감독이 가능한지 한 번 살펴보겠다”라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그로부터 약 3개월만에 판스프링 단속강화 방침이 마련됐으며, 또 관련 보도자료가 나온 직후에는 불법 판스프링 현장단속이 전국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먼저, 전남 영암군은 10월 15일 영암경찰서·한국교통안전공단과 삼호읍 일원에서 화물자동차 법규위반행위 합동단속에 이어, 10월 30일에도 같은 지역에서 2차 합동단속을 벌였다.



영암군은 “일부 화물차에 화물 적재 시 적재장치가 옆으로 벌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자동차 완충장치(판스프링)를 지지대로 불법 설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또, 도로 낙하로 인한 인명사고로 국민들의 우려가 커짐에 따라 화물차 통행이 많은 곳을 중심으로 합동 단속을 실시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화물자동차 적재함 불법 지지대(판스프링)는 차체 및 차대, 물품적재장치 변경에 해당되어 ‘자동차관리법’ 제34조(자동차의 튜닝) 및 동법 시행규칙 제55조에 따른 튜닝 승인을 받아야 하고,

승인 없이 불법 개조한 경우 ‘자동차관리법’ 제37조(정비명령 등)에 의거 원상복구를 해야 하며, 이를 위반하는 경우 동법 제81조(벌칙)에 의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라고 덧붙였다.



부산경찰청 고속도로 순찰대도 10월 18일 남해고속도로 순천방면 145.8km 지점과 경부고속도로 순천방면 27.2km 지점에서 각각 화물차를 대상으로 판스프링 불법 단속을 벌였다.

이날 순찰대는 판스프링을 불법 설치한 트레일러 2대를 단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적재물 추락 방지 위반 범칙금은 4톤 이상은 5만원, 4톤 미만은 4만원이며, 15점의 벌점이 부과된다.

한국교통안전공단 경기북부본부 자동차안전단속반도 10월 19일부터 30일까지 경기북부 고속도로순찰대 제13지구대와 특별합동단속을 실시했으며, 단속 결과 82%의 화물차에서 판스프링이 불법 설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경찰청은 “판스프링과 같은 적재함 불법개조, 속도제한 장치 해체 차량 등으로 대형 교통사고 발생 가능성이 큰 상황이고,



불법개조 차량 등을 이용한 폭주레이싱, 난폭·보복 운전 행위는 국민 교통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로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다”며

“자동차 불법개조 및 폭주레이싱 행위 속도제한 장치 불법 해체 행위 난폭·보복 운전 행위를 12월 31일까지 집중 단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화물연대 강력 반발

각 지자체와 경찰청의 합동단속이 대대적으로 이뤄지는 가운데,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계도기간도 주지 않고 단속하겠다는 것은 화물차 운전자의 생계를 끊겠다는 것과 다름없다”라고 반발하고 있어, 또 다른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화물연대는 11월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판스프링 단속과 관련해 국토부와 협상했지만,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한 채 결렬됐다.



이 자리에서, 화물연대는 원상복구 시간을 감안해 일정 기간 ‘단속 유예’를 요구했지만, 국토부는 “단속 유예는 없다”라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는 또 판스프링을 설치한 화물차주에게 책임을 묻기 보단, 운송 건당 수수료를 받고 살아가는 특수고용 운전자들에게만 벌금과 벌점을 부과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화물연대의 지적에 대해서도, “화물차주에게 책임을 물을 사항이 아니”라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곳곳에서 국토부를 향한 성난 화물차 운전자들의 거센 비난이 쏟아지고 있으며, 일부지역에선 이미 파업연대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실제로 화물연대 광주지부는 <11월 11일 0시부로 판스프링(다대보, 하시라) 관련 모든 조합원은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내용의 문자를 조합원들에게 보내고 파업에 들어갔다.

또 같은날 오전 11시 25분에는 <화물연대 파업, 제강사 고철 납품에도 영향...동국제강 포항 입고 중단> 제하의 기사가 ‘스틸프라이스’란 철강 전문지에 게재되면서, 파업에 따른 첫 피해사례가 언론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했다.

화물연대도 ‘콘트리트 말뚝으로도 불리는 PHC파일과 철강재 운반 차량→벌크시멘트 트레일러→기타 화물차로 이어지는 단계적 파업 계획’까지 세워둔 것으로 알려져, 이번 사태가 자칫 전국적으로 파업이 확산되는 뇌관이 되지 않을까 관련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PHC파일 운송자 “죽을맛”

이런 가운데, 콘크리트 PHC파일을 주로 실고 다니는 운전자들이 국토부의 판스프링 단속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운전자들은 무게가 많이 나가는 콘크리트 파일처럼 둥근 말뚝을 결박하는데 판스프링이 아주 요긴하게 사용된다고 한목소리를 내는 상황이다.

실제로, 매일노동뉴스는 11월 5일 인터넷판에 보도한 <판스프링 정부 단속에 일 못하는 화물차 노동자> 제하의 기사 첫머리에도, “판스프링(충격 흡수용 지지대)은 기사들 편하려고 하는 게 아니고, 말 그대로 안전장치예요.

쇠사슬로 결박을 두세 군데 해도 도로 커브를 돌다 보면 (탄성이 적어진) 줄이 끊어지기도 해요.

콘크리트 파일처럼 중량물인 큰 동그란 원형체가 쏟아지면, 큰 사고 나는 거죠.” 등과 같이 판스프링에 대한 운전자의 입장을 그대로 내보냈다.

매일노동뉴스는 또 “콘크리트 파일을 운반하는 화물노동자라고 소개한 임정훈(49)씨의 차량은 5일 전부터 움직이지 않고 있다.

운송 건당 수수료를 받고 일하는 특수고용 노동자인 임씨의 소득이 끊겼다는 의미다”라고 전하며, 국토부의 이번 불법 판스프링 단속이 화물노동장의 생계에까지 영향이 미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한편,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매일뉴동뉴스에 제공한 것으로 보이는 사진은 판스프링이 왜 필요한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어, 보다 합리적인 판스프링 단속이 필요하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유일한 해결책은 ‘고정식 판스프링’

이처럼, 판스프링 단속을 둘러싼 국토부와 화물연대의 팽팽한 대립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각에선 “홈에 끼우는 판스프링을 고정형으로 바꾸면 안전사고의 위험뿐 아니라 특수고용 운전자들의 생계까지 해결할 수 있다”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남 창원 마산합포구에서 공업사를 운영하는 ‘ㄱ적재함’ 관계자는 본보와 가진 8월 13일 통화에서 “트럭 운전사 10명 중 2~3명이 판스프링 설치 주문을 할 정도로 화물차 업계에선 이미 일반적인 것이 된 일”이라며

“홈에 끼우는 형태의 판스프링 가격은 화물차 짐칸 옆면 개당 4만 원, 뒷면 개당 4만 5,000원에 설치가능한데, 이 보다 더 안전한 볼트식 판스프링은 2~3,000원을 추가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볼트식이 결박에 약하다 보니, 화물차 운전자들은 가격이 더 저렴하면서도 더 단단히 고정시킬 수 있는 홈에 끼우는 판스프링을 더 선호하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사실, 이날 통화는 트럭 운전사나 공업사 관계자들이 판스프링으로 인한 사망사고를 얼마나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는 지를 그대로 보여준 대목이었지만,

본보 9월호에 실린 판스프링 기사의 초점이 국토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의 허술한 대응에 맞춰진 탓에, 공업사를 상대로 한 더 이상의 취재는 진행되지 않았다.

또, 국토부의 불법 판스프링 단속 강화 방침이 나온 이후 공업사의 입장을 듣기 위해 포털에서 해당 업체를 다시 검색했지만,

모든 업체들이 연락처와 함께 관련 내용을 내린 터라 더 이상의 추가 취재가 어려웠고, 'ㄱ적재함‘ 연락처도 이미 내려진 상태였다.


그 대신, 화물차 적재함 불법장치(판스프링) 단속을 강화하니, 합법적으로 판스프링을 설치하라는 내용으로 도배가 돼 있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판스프링 문제의 심각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온 보배드림 누리꾼들은 “판스프링을 전문적으로 설치해온 업자들이 홈에 끼우는 판스프링의 위험성을 이미 알고 있었으면서도, 볼트 고정식보다 쉽게 설치가 가능했던 판스프링을 운전자들에게 권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하는 상황이다.

특히, 이들은 “국토부의 이번 불법 판스프링 단속 강화 방침에 대해선 쌍수를 들고 환영하고 있지만,

단발성으로 끝나는 단속만으론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차량 검사 시 단속과 함께,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의 집중 단속만이 판스프링으로 인한 인명사고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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