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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뉴스 > 시승기
쉐보레 이쿼녹스 0
등록자 허인학 작성일자 2018-08-20 오후 5:24:50

 

극명한 온도차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한국GM을 구하기 위해 한국으로 날아온 히어로.

그는 한국판 어벤저스를 때려눕히고 벼랑 끝에 매달린 한국GM을 구출해야 한다는
꽤 어려운 미션을 해결해야 했다.

혼란스러운 상황을 정리할 히어로 이쿼녹스가 이역만리 타국에서 날아왔다. 과연 한국의 어벤저스를 한 방에 때려눕힐 수 있을지 그의 능력이 궁금했다.




사실 기대보다는 의문이 더 컸다. 미국에서는 스테디셀러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처음 만나보는 모델이기 때문이다.

거기다 자꾸만 물음표를 던지게 되는 부분까지 더해져 혼란이 가중됐다. 솔직히 말해, 초반에는 뜨거운 온탕보다는 살얼음이 낄 정도로 차가운 냉탕에 더 가깝게 느껴졌다.

그런데 점차 물에 온도는 높아지기 시작했고, 이내 온탕을 넘어 열탕의 온도에 다다랐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히어로들과 이쿼녹스가 가진 공통점 하나. 그것은 반하지 않을 수 없는 근육질의 몸매와 조각 같은 외모다.

이쿼녹스는 GM의 글로벌 ‘D2XX’ 플랫폼을 바탕으로 감량에 성공했고, 꾸준한 운동을 통해 부풀려진 체구에 날카롭게 그어진 라인들로 영화 속 히어로들에게 결코 뒤지지 않는 몸매를 가지고 있다.



쉐보레가 주로 사용하는 듀얼 포트 그릴을 중심으로 길게 뻗은 헤드램프, 볼륨감을 강조한 라인들은 이쿼녹스라는 히어로의 근육을 부드럽게 다듬어주고 있다.

도어에는 ‘EQUINOX’라고 친절하게 이름표까지 달고 있다.

뒷모습은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지만 우리가 떠올리는 그 모델과 차별을 두기 위해 라인들의 끝을 살짝 잡아당겼다. 이 정도의 외모라면 뜨거운 온탕의 온도라고 하기에 충분하다.



달궈진 온도는 실내로 들어서면 살짝 식는 느낌이다. 우리가 떠올리는 그 모델. 말리부와 다른 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늘 새로움을 원하는 한국 사람들은 조금 미지근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 물론 신선함이 조금 떨어지는 것 뿐이지 구성에 대한 불만은 없다.

다만, 센터패시아 중앙에 자리한 스크린에 띄워지는 내비게이션 지도는 조금 아쉽게만 느껴진다.



뒷좌석의 공간은 상당히 넓다. 성인 남자가 앉아도 머리 공간, 무릎 공간 어디 하나 부족한 구석이 없다.

히어로의 스펙이 적힌 서류를 집어 든 순간 외모에서 한껏 달궈진 온도는 급속도로 곤두박질친다.



큰 덩치를 움직이는 심장이 136마력의 1.6ℓ라니. 게다가 미국에서는 주력으로 밀고 있는 2.0ℓ 가솔린 심장은 애초에 들여오지도 않았다.

수치상으로는 경쟁자들과의 싸움에서 패배할 것이 뻔했다. 물론 이 얘기는 수치가 적힌 서류만 가지고 비교했을 경우다.



직접 히어로를 움직여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부족할거라 생각했던 엔진의 힘은 다이어트를 성공한 몸을 움직이는 데 무리가 없다.

의외로 경쾌하게 속도를 붙여나간다. 참고로 플랫폼을 변경하면서 이전 세대보다 200kg에 가까운 무게를 덜어냈다.

계속해서 가속페달을 밟으면 민첩하지는 않지만 끈기 있게 속도를 높여나간다. 하지만, 작은 심장 탓인지 끈기는 오래가지 못하고 힘이 빠지기는 한다.



뭐 그래도 문제는 없다. 일상적인 상황에서 미친 듯이 가속페달을 비벼댈 일은 거의 없으니. 코너가 연속되는 길에 올라서면 이쿼녹스에 대한 온도는 뜨거운 열탕을 넘어서 펄펄 끓는 용암에 가까워진다. 정말이지 칭찬을 아끼고 싶지 않은 부분이다.

제법 큰 키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쉽게 자세를 흩트리지 않는다. 안정감은 어지간한 세단과 맞먹을 수준이다.

안정감은 고속에서도 계속된다. 아무리 빠른 속도라도 절대 운전자를 당황하게 만들지 않는다. 밸런스만 따진다면 경쟁 모델의 자존심을 구겨놓기에 충분할 정도다.



거기에 4륜구동 시스템은 운전자가 알아차리지 못할 찰나의 순간에 동력을 앞뒤로 고르게 나눠준다.

필요에 따라 뒷바퀴로 가는 힘을 아예 막아버리기도 한다. 똑똑한 4륜구동 시스템은 효율성에도 도움을 준다.

꼭 필요한 상황에서만 네 바퀴를 굴리기 때문에 기름을 들이키는 양도 적다.

이쿼녹스의 공인연비는 ℓ당 12.9km지만, 실제 주행에서는 이를 가뿐히 뛰어넘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게다가 최신 트렌드를 따라가고 있는 첨단 안전장치가 기본으로 더해진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장점이다.

이제는 뜨거운 온탕에서 나와 다시 냉탕으로 들어갈 시간. 부드럽고 밸런스 좋은 움직임을 방해하는 변속기가 온도를 낮추는 주범이다.

어찌나 말썽을 부리는지 스파이 같은 느낌마저 든다. 도대체 왜 그러는지 이유를 묻고 싶다.



거기에 모두가 물음표를 던지는 가격도 온도를 낮추는 데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럴싸한 상품성과 착한 가격을 강력한 한방으로 삼았다면 좋았을걸...

한국GM을 구출하라는 특명을 받은 이쿼녹스. 몇 가지 부분이 마음의 온도를 떨어트리기는 하지만 전체적인 성능의 온도는 ‘온탕’에 가깝다.

어쩌면 사람들은 용광로처럼 펄펄 끓고 있는 것보다는 하루의 피로를 풀어줄 수 있는 온탕의 온도를 원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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