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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아이오닉 15
등록자 이세환 작성일자 2016-03-14 오후 1:31:20

 

HYUNDAI IONIQ Hybrid




현대자동차, 그리고 국산차 최초의 친환경 전용차가 등장했다. 코드명 AE로 개발된 현대 아이오닉은 친환경 기술, 자율주행, 첨단 IT 기술의 융합 등이 어우러진 미래 모빌리티 전략의 첫 번째 단계에 해당하는 모델로 새로 설계된 친환경차 전용 플랫폼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아이오닉은 2016년 내로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의 3종류까지 라인업을 늘릴 예정이며, 첫 번째로 하이브리드 모델이 먼저 출시됐다. 



지난 1월 14일 공식 출시 행사와 더불어, 이에 앞서 화성 현대차 남양연구소에서 이뤄진 사전 설명회를 통해 아이오닉에 대한 개발과정과 목표, 제품 설명을 간단하게나마 들을 수 있었다.

뒤이어 20일에 진행된 미디어 시승회에서 짧게 만나본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현대차가 경쟁상대로 꼽고 있는 토요타 프리우스와는 분명 달랐다.

상반기 중으로 국내 출시 예정인 신형 프리우스가 얼마나 좋아졌을지 짐작하긴 어렵지만 예전에 만나본 현행 3세대 프리우스를 통해 받은 느낌과 비교하면 아이오닉은 분명 달랐다.

지향점은 같아도 그곳까지 향하는 방법이 달라 어느 차가 더 낫다고 말하긴 힘들다. 하지만 아이오닉이 차별화에 성공한 건 분명해 보인다.

◆ 친환경차 시장에 던진 출사표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세계적인 리더는 토요타다. 1997년부터 이미 완성된 수준에 오른 하이브리드 기술력을 바탕으로 만들어낸 차가 토요타 하이브리드의 대명사 프리우스.

다른 자동차제조사와 달리 직병렬 혼합식 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갖춰 빼어난 효율을 보여준 프리우스의 성공 신화는 하이브리드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는 제조사는 혼다와 닛산, 그리고 현대기아차와 포드다.

전반적으로 일본 브랜드의 강세가 돋보이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현대기아차의 친환경차 기술 개발의 역사는 짧다. 하지만 엔진과 변속기와 같은 자동차의 핵심부품을 스스로 개발해 수준을 향상시키고 있는 것처럼 친환경차 기술도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부분이다.

현대차는 2000년대 중반 베르나 하이브리드를 내놓긴 했지만, 일반 소비자가 아닌 관공서나 공공기관을 상대로만 판매에 그쳤다. 2009년에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핵심인 전기모터, 배터리, 인버터, 컨버터 등의 부품을 개발해 적용한 현대 아반떼와 기아 포르테 LPi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이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그 뒤를 이어 쏘나타, K5, 그랜저, K7 등의 중형 세단과 준대형 세단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해 기술력을 키워왔다. 특히 2014년과 2015년에는 투싼 수소연료전지차와 쏘나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하며 미래 친환경차 개발에 힘쓰고 있다.
 
현대차 스스로도 세계 친환경차 시장의 리더가 되긴 아직 이르다고 판단했다. 허나 꾸준히 기술을 개발하고 친환경차를 대폭 늘려 2020년까지 22개의 친환경차 라인업(사전 미디어 설명회에선 4개 차종을 더해 총 26종이라고 발표했다)을 준비해 세계 친환경차 시장 2위 자리로 도약하겠다는 웅대한 목표를 세웠다.

이 같은 친환경차 전략의 출발점에 선 모델이 바로 아이오닉이다. 아이오닉은 하이브리드 모델을 시작으로 다가올 3월 제주도에서 개최될 전기차 엑스포에서 아이오닉 전기차를, 그리고 연말에 LF 쏘나타에 적용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최적화해 탑재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 출시될 예정이다.



그리고 올해 하반기부터 북미 지역을 시작으로 시판될 예정이며, 친환경차 수요가 늘고 있는 중국에서의 판매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현대차가 목표로 한 아이오닉의 판매량은 2016년 국내 1만 5,000대, 해외 1만 5,000대로 도합 3만여 대에 이른다.

아무리 자국 땅이라지만 토요타의 신형 프리우스가 일본에서 판매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아이오닉이 어느 정도의 결과를 보여줄지 궁금하다.  

◆ 기대를 넘어서는 스타일링
아이오닉은 토요타 프리우스, 혼다 시빅, 쉐보레 볼트 등의 친환경차가 사용하고 있는 전형적인 패스트백 스타일을 사용, 공기역학적인 비례와 자세를 보여준다.

현대차는 아이오닉의 디자인을 ‘범고래’의 조형 및 볼륨감에서 영감을 얻어 개발했다고 밝혔다. 바다 속을 헤쳐 가는 범고래에게서 매끈하고 날렵한 외관이 연상되듯이 아이오닉은 실제 모습이 공개되기 전 기대했던 것 이상의 외관을 자랑한다.

헤드램프와 헥사고날 프런트 그릴을 하나로 연결해 ‘Y’ 자 형태가 돋보이는 앞모습은 이전의 현대차에서 볼 수 없었던 부분이다. 공기역학을 고려해 프런트 그릴 내부에는 3단계로 작동하는 액티브 에어 플랩이 적용된데 더해, 안으로 굽은 형태의 LED 주간주행등 바깥쪽으로 휠 에어커튼을 만들어놨다.


또한, 중간 트림인 N 트림 이상부터 선택할 수 있는 자동 긴급제동시스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의 적용 여부에 따라 프런트 그릴의 고급감과 디테일이 달라지기도 한다.

공기역학을 고려해 설계됐다는 휠은 15인치와 17인치 2종류. 타이어 사이즈가 다르고 공차중량이 불과 30kg 차이인데도 불구하고 복합 연비가 2.2km/ℓ나 차이나는 게 이상하지만, 조금이나마 더 연비 향상을 꾀한다면, 그리고 그나마 잘 생긴 걸 선택하라면 15인치 휠이 낫다.

부드럽게 흘러내리는 루프라인의 끝에는 그간 현대차에서 찾아보기 어렵던 인상의 훌륭한 뒤태가 빛을 발하고 있다. 살짝 치켜 올린 리어 스포일러가 엉거주춤해 보일 수 있는 엉덩이를 효과적으로 돋보이게 만든 뒷모습은 아이오닉의 외관 중 가장 멋스러운 부분이다.

투톤으로 색상 처리한 리어 범퍼는 밋밋할 수도 있을 모습을 효과적으로 강조하기도. 뒷유리를 나눠 운전석에서의 후방 시야가 좋지 않을 줄 알았건만 실제로 주행해보면 불편함은 없었다.








◆ 장·단점 분명한 실내

친환경차의 분위기가 전혀 발산되지 않는 실내의 디자인은 훌륭하다. 일반 준중형차에 적용되어도 좋을 만한 디자인은 오히려 패밀리 룩을 강조한 아반떼의 그것보다 깔끔하고 한결 스포티한 감성까지 갖춰 멋스럽다.

친환경차라는 걸 강조하듯 군데군데 파란색으로 포인트를 줘 적절한 터치가 인상적이다. 운전석에서 조작할 수 있는 각종 버튼류의 설계도 한층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는 점 역시 긍정적인 요소다. 다른 차에서는 볼 수 없었던 운전석 전용 공조장치 ON/OFF 버튼도 새롭다.
 


기본 적용된 D컷 스티어링 휠 너머의 7인치 계기판은 2,898만 원짜리 최고 사양으로 배정된 Q 트림의 시승차에만 적용된다. 현재 주행 스타일과 속도계, 차량 정보, 배터리 용량 게이지를 기본으로 보여주고, 기어레버를 운전석 쪽으로 옮겨 스포츠 주행 모드를 설정하면 붉은색 바탕의 타코미터가 나타나는 계기판이다.

넓고 시인성도 훌륭한데, 그 이하 트림에서는 4.2인치 LCD 계기판만 선택 가능하도록 만들어놓은 점이 아쉽다.

현대차는 아이오닉의 실내에 석유화합물과 20~50% 비율로 혼용한 친환경 소재의 내장재를 사용했다고 언급했다. 화산석,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식물성 원료, 대두유에서 추출한 페인트 원료 등을 도어 트림과 바닥 매트, 헤드레스트, 실내 메탈 트림에 사용했다고 한다.



생산 과정에서 CO₂ 발생량을 줄이기 위한 일환인데, 그럴 거면 조금 더 보고 만지기에도 그럴 듯한 디자인으로 만들었다면 어땠을까 싶다. 그런 지식 없이 만져보는 내장재들은 확실히 저렴한 티가 나는 게 단점이다. 

무엇보다 아반떼 정도겠거니 생각했던 뒷좌석의 공간이 매우 아쉽다. 리튬이온 폴리머 배터리를 뒷좌석 시트 밑, 리어 액슬 앞으로 배치했기 때문인지 뒷좌석의 헤드룸이 굉장히 협소하다.


180cm의 기자가 편한 자세로 앉았을 경우 천장과 머리 사이의 공간은 3cm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요철을 빠른 속도로 통과한다면 무조건 머리를 부딪칠 수밖에 없을 공간이다.

이와는 반대로 해치백 타입으로 열리는 테일게이트 덕분에 적재공간이 넓은 점은 반길만한 요소다. 현대차가 밝힌 트렁크 적재공간은 730ℓ로 웬만한 동급 차에서 찾기 어려운 공간이다. 탑승 공간과 적재 공간, 어떤 걸 선택할 지는 소비자의 몫이다.

◆ 최고 효율 위해 개발된 결과물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카파 1.6 GDi 엔진과 32kW의 영구자석 전기모터, 6단 DCT, 4중 안전 설계 구조의 1.56kWh 용량의 리튬이온 폴리머 배터리의 병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엔진과 변속기 모두 친환경차 전용 플랫폼 위에서 하이브리드 모델을 위해 새롭게 가다듬었다고 한다.

최고출력 105마력, 최대토크 15.0kg·m 신형 카파 엔진은 앳킨슨 사이클 방식으로 대용량 EGR을 조합해 열효율을 40%까지 끌어올렸다는 설명이다(토요타가 신형 프리우스에 사용한 엔진의 열효율과 같은 수치.




40%의 수준을 달성하기 위해 설계에 유리한 감마 엔진과 6단 DCT를 사용했다고 한다). 실린더 헤드와 블록의 분리 냉각 방식을 이용해 냉각 효과를 높이는 한편, 열전도성이 우수한 소재의 중공 배기밸브로 고온 노킹 현상을 최소화했다고 한다.

이밖에도 연비를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냉간 시 배기가스 열로 냉각수를 가열해 열 순환을 도와주는 배기열 회수장치가 적용됐다.

최고출력 43.5마력, 최대토크 17.3kg·m의 32kW 전기모터는 기존의 원형에서 사각단면 코일을 적용해 집적도를 향상시켜 95.3% 수준의 효율을 구현했다는 설명.

6단 DCT 역시 카파 엔진과 전기모터에 최적화하기 위해 새롭게 개발한 것으로 저마찰 테이퍼 롤링 베어링과 저점도 오일, 알루미늄 소재 사용 등의 결과로 95.7%의 동력 전달 효율을 이뤄냈다고.

이런 설명대로 이뤄낸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의 복합연비는 22.4km/ℓ(15인치 타이어 기준)에 달한다. 하지만 현대차는 아이오닉을 단순히 효율만 높인 친환경차가 아니라, 다이내믹한 주행성능까지 갖췄다고 주장했다. 정말 그랬을까?

◆ 효율과 성능의 아슬아슬한 균형
시승은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경기 파주 헤이리 안의 카페까지 왕복 90km 구간에서 이뤄졌다. 짧은 도심을 벗어나 자유로를 달려본 뒤 돌아오는 코스다.

차의 성능을 짧게 느껴볼 수 있는 시승회에서 연비 운전한답시고 주변 교통 흐름은 신경도 안 쓴 채 계기판만 보며 운전하는 건 성에 차지 않는다.

이날 시승회에선 그렇게 운전한 이들도 다수 있었다. 그렇게 해서 얻은 연비가 뭔 소용이 있는지 이해도 안 간다.

다만 이 날은 현대차가 최고의 연비와 다이내믹한 성능을 자랑한다고 강조하는 하이브리드 차의 성능과 효율을 확인해볼 필요는 있었다.

진짜 우수한 효율을 자랑한다면 차에 심하게 부하가 걸리는 가혹한 환경에서 측정해봐야 더 확실히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대부분의 하이브리드 차 운전자가 스포츠 주행을 즐기는 일은 거의 없기에 60~100km/h의 속도를 오가며 관성 주행했다.

후드와 테일게이트에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하고 리튬이온 폴리머 배터리를 뒷좌석 시트 밑에 배치해 낮은 무게중심을 이뤄냈다고 하는데 이게 그리 크게 와 닿진 않았다.
 
승차감의 균형은 괜찮은 수준인데 이를 뒷받침해줄 핸들링 성능이 많이 부족한 듯했다. 아이오닉은 듀얼 로어암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뒷바퀴에 사용했는데 이게 무조건 토션 빔 서스펜션보다 좋은 건 아니다.

전체적인 조화, 균형이 부족하게 느껴졌다. 토션 빔 서스펜션을 사용했어도 차이가 느껴질 만큼 발전한 수준의 핸들링 성능과 하체 감각을 보여줬던 아반떼 AD에게서 느꼈던 감격이 이어지리라 생각했는데 잘못이었다.

6단 DCT도 성능보다는 효율 위주의 세팅에 맞춰져 있었다. 간간이 스포츠 모드를 사용해 수동 변속을 하다가 이것도 그만 뒀다.

그저 엔진과 전기모터, 배터리가 얼마나 유기적인 호흡을 보여주는지 판단하기 위해 집중했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급가속은 물론 안 했고 최대한 관성주행을 위해 발끝 감각에 신경을 기울였다.

그렇게 달려보니 경쟁모델로 삼고 있는 프리우스와는 성격이 확연히 달랐다. 프리우스가 최대한 전기모터와 배터리를 활용한 동력 전달에 초점을 두고 있다면, 아이오닉의 전기모터는 그저 파트너였다.

정지 상태에서 전기모터만으로 출발하기 위해선 호흡을 가다듬고 집중해야 했고, 조금만 발끝에 힘이 실려도 엔진이 작동했다. 그런데 엔진이 돌아갈 때의 이질감이 프리우스보다 현저히 적게 만든 점이 돋보였다.

배터리는 언제든 30% 정도가 여분으로 남겨졌다. 다 뽑아 쓰려면 풀 가속을 해야만 할 것 같았다. 전체적으로 EV 모드를 많이 활용하는 프리우스와 달리 전기모터의 활약도가 떨어지지만, 일반 내연기관에 더 흡사한 움직임을 보여줬다.

물론 이런 비교는 구형인 3세대 프리우스와의 비교다. 신형 프리우스가 출시되면 그때가 되어서야 본격적인 비교가 가능해 보인다. 게다가 신형 프리우스는 네바퀴 굴림도 있지 않은가!

기자 개인적으로 차 구매를 고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이오닉에 흔들렸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잠깐이나마 시승해본 뒤엔 더 비싼 가격의 프리우스가 아니라 현실적으로 아반떼와 경쟁하게 되는 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아이오닉의 가격 경쟁력이 높고, 젊은 소비자들의 기대도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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