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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 맥시마 2
등록자 CARLNC 작성일자 2015-11-24 오후 1:58:20


플래그십에 대한 새로운 해석

NISSAN MAXIMA



지난 2014 북미오토쇼에서 닛산은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의 ‘스포츠 세단 콘셉트’를 선보였다. 날렵한 전투기를 연상케 만드는 이 콘셉트카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자리한 닛산 디자인 아메리카에서 디자인됐다.

그리고 이 차를 똑 닮은 모델이 올해 4월 개최된 2015 뉴욕 국제오토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되며 다시 한 번 눈길을 끌었다. 8세대로 진화한 닛산의 기함, 맥시마였다.

1981년 8월 미국에서 블루버드의 차체를 확장한 뒷바퀴 굴림 세단 맥시마가 처음 공개된 뒤로 35년이 흘렀다.

2세대 모델부터 V6 엔진과 앞바퀴 굴림 구동계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5세대 모델부터 닛산 디자인 아메리카에서 설계, 다음 세대부터는 미국 스미나 공장에서 생산됐다.

미국시장의 입맛에 맞는 디자인과 성능을 바탕으로 7세대까지 미국 내 누적 판매대수 290만 대에 이르며 성공가도를 달려왔으나, 닛산 디자이너들은 안주하지 않았다.



‘짜릿한 혁신(Innovation that Excites)’이라는 브랜드 슬로건 아래 ‘극한(極限)’의 의미를 담은 ‘맥시마’의 명성을 더욱 빛내기 위해 고심했다. 그 결과물이 바로 콘셉트카의 얼굴을 빼다 박은 8세대 맥시마다.

새롭게 태어난 맥시마가 지난 10월 1일 한국 땅을 밟았다. 아시아 최초이자 국내에 들어온 것도 처음이다.

13일 인천 영종도 일대에서 펼쳐진 미디어 시승회에서 한국닛산이 덧붙인 설명에 따르면 출시한 뒤로 10월 12일까지 계약대수 150대를 넘어섰다고 한다.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열광적인 반응에 서둘러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닛산 본사와 협의 중이라고 하니 중형세단 알티마, 디젤 SUV 캐시카이 등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한 한국닛산의 성장세가 맥시마 출시에 힘입어 어디까지 이어질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겠다.

시승회가 펼쳐진 인천 영종도 일대와 별도의 시승 기간 동안 경기도 가평의 와인딩 도로를 달리며 닛산이 ‘4도어 스포츠카(4DSC)’라 자랑스럽게 주장하고 있는 맥시마를 고루 살펴봤다

◆ 파격적인 디자인의 플래그십
맥시마는 닛산의 플래그십이다. 허나, 보통의 플래그십과는 달랐다. 자극적이고 개성 강한 스포츠 세단의 자태다.



미래지향적이고 새로운 시도를 바탕으로 설계되는 콘셉트카의 외관을 거의 그대로 이식받은 덕분이다. 닛산은 스포츠 세단 콘셉트에 적용한 바 있는 ‘에너제틱 플로우(Energetic Flow)’란 명칭의 디자인 언어를 맥시마에 적용해 역동적인 멋을 고스란히 살려냈다.

최근 닛산의 디자인 핵심인 V모션 프런트 그릴과 부메랑 타입 앞뒤 LED 램프는 더욱 섬세하고 매끈하게 다듬어 스포티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역동적인 인상은 측면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지붕을 떠받치고 있는 A, B, C필러를 차체와 다른 검정색으로 마무리해 마치 지붕이 공중에 떠있는 것 같은 플로팅 루프를 적용한 것도 눈여겨볼 특징이다.
 
이와 함께 두툼하게 부풀린 앞뒤 펜더 사이를 가로지르며 C필러 부근에서 솟아오르는 킥 업 벨트라인의 유려함도 전체적인 분위기에 일조한다. 덕분에 외려 한 단계 높은 브랜드인 인피니티보다 역동적인 멋이 강조된 느낌까지 든다. 

개성 강한 앞모습, 옆태와 달리 뒷모습은 한결 차분하다. 최근 트렌드대로 안정감 있는 뒷모습을 추구한 모양이다.

붉은색 방향지시등을 담은 부메랑 타입 LED 램프와 두툼한 듀얼 머플러가 시선을 빼앗는 가운데 유려함을 살린 캐릭터라인을 범퍼에도 적용해 전체적으로 일관된 디자인을 만들어냈다.

쿠페처럼 부드럽게 흘러내려오는 지붕선이 다른 차종보다 완만해 디자인적으로 멋스러우나, 후방 시야는 다른 차량보다 협소한 편이다.

맥시마는 이전 모델인 7세대까지만 하더라도 큰 개성보다는 중장년층이 고를 법한 무난한 디자인의 준대형 세단이었다. 하지만 8세대로 거듭나며 따분함은 버리고 스포츠카의 콘셉트를 과감히 적용해 전혀 색다른 준대형 세단으로 재탄생했다.

◆ 운전자 중심의 감각적인 인테리어
겉모습에서 풍기던 역동적인 인상은 실내에도 이어지며 맥시마의 성격을 분명히 한다. 전투기 조종석에서 영감을 얻어 설계된 실내는 운전자의 조종 편의성에 맞춰 구성됐다.



넓은 대시보드 가운데 자리한 센터페시아는 운전자 쪽으로 7° 기울어져 조작성을 높여주고, 그 안에 담긴 8인치 터치스크린은 보고 사용하기에도 넓고 편하다.

직접 스크린을 터치할 필요 없이 기어 레버 뒤에 자리한 커맨드시스템 다이얼로 조작할 수 있다. 허나 한글을 완벽하게 지원해주진 못한다.

두툼하고 촘촘하게 바느질한 D-컷 가죽 스티어링 휠 너머 푸른빛 감도는 7인치 모니터를 품은 계기판 역시 차량의 정보를 살펴보기 편하다. 다만, 스포츠카를 지향하는 성격에도 불구하고 시프트 패들이 빠진 점은 많이 아쉽다.

여기에 장인의 손길이 닿은 듯 고급스러운 품질의 소재를 과감히 사용해 프리미엄의 가치를 이뤄냈다.
 
시승회에서 만난 한국닛산 관계자는 그동안 스포티한 이미지의 닛산 브랜드 인지도에 한 단계 위의 프리미엄을 더하고자 맥시마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 말이 무색하지 않게 손에 닿는 곳곳마다 소재의 질감이 좋다. 질 좋은 가죽과 마름모무늬로 멋을 낸 퀄팅 시트, 가죽이 쓰인 곳곳에 촘촘하게 박아 넣은 스티치, 무엇보다 원목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고 있는 우드 트림도 마름모무늬로 가다듬어 촉감이 고급스럽다.

특히, 닛산이 미항공우주국의 연구에서 영감을 얻어 인체공학적으로 만든 저중력 시트는 착좌감이 굉장히 좋다.

장거리 운전을 해보면 누적되는 피로도가 다른 차량보다 적다는 걸 확연히 알 수 있다. 이뿐 아니라 차량의 성격에 맞게 스포티한 주행을 즐길 때도 사이드 볼스터가 상체를 제법 잘 지지해준다.

뒷좌석 공간은 낮은 루프 라인 덕분에 동급 차종보다 협소한 감은 있지만, 부족한 정도는 아니다. 트렁크 용량은 한 단계 아래인 알티마(436ℓ)보다 적은 405ℓ.

◆ 열정 일깨우는 스포츠 세단
파격적인 디자인, 고급스럽고 기능에 충실한 인테리어와 더불어 맥시마의 또 다른 강점은 완성도 높은 파워트레인이다.

미국 워즈오토 선정 세계 10대 엔진에 14년째 이름을 올리고 있는 3.5ℓV6 VQ35DE엔진은 농밀하게 숙성됐다.

맥시마에 얹힌 엔진은 기존 엔진의 61% 부품을 재설계해 진동과 소음을 줄였고, 새로운 흡기밸브와 함께 20mm 짧고 1mm 넓어진 흡기 매니폴드를 적용해 흡기 효율도 개선했다.

이밖에도 닛산의 스포츠카인 GT-R에 적용된 것과 같은 소듐 봉입 배기밸브 방식을 적용하는 등 흡배기 효율을 높여 성능과 연비효율을 동시에 노린 것이 특징.

최고출력 303마력이 레드존 직전인 6,400rpm에서 발휘되고, 4,400rpm에서 터지는 최대토크는 36.1kg·m으로 디젤의 힘이 부럽지 않다.

개선된 엔진으로부터 나오는 힘을 전달하는 건 자트코의 Xtronic CVT. 한국닛산은 무단변속기임에도 D-Step 변속 로직 프로그램으로 자동변속기와 흡사한 감각을 제공하고, 코너링에서 기어 레인지를 제어해 코너 탈출 성능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스포티함을 강조하기 위해 차체 설계도 새롭게 이뤄졌다. 한 단계 아래의 알티마와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지만 리어 서스펜션에 모노튜브 댐퍼로 감쇄력을 보강하는 한편, 전륜 스트럿바를 장착했다.

또한, 닛산 세단 최초로 1.2GPa 초고장력 강판을 사용하는 등 역동적인 운동성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새로 설계된 플랫폼 덕분에 37kg의 경량화에 성공, 복합연비 9.8km/ℓ를 이뤄낸 것도 특징이다.



노멀과 스포츠 두 가지 주행모드로 입맛에 맞게 발휘되는 맥시마의 성능은 아늑한 승차감과 다이내믹한 반응에 맞춰져 있다.

무엇보다 300마력을 넘는 제원 수치가 유감없이 발휘되며 운전자의 감성을 자극한다. 정지 상태에서 급가속을 시도하면 휠 스핀을 일으키며 맹렬한 기세로 달려 나간다.

불안한 기색 없이 타코미터 바늘을 최고출력이 발휘되는 극한의 영역까지 밀어 붙이며 힘차게 속도를 끌어 올린다. 자연흡기 엔진의 성격 그대로 매끄럽게 힘을 발휘하는 맛이 일품이다.

재밌는 건 그동안 무미건조하게만 여겨졌던 CVT의 세팅이다. 변속감 없이 엔진 회전수만 높여 운전의 재미를 방해했던 CVT의 특성과 전혀 다르다.

인위적인 변속 감각을 보여주기도 하고, 코너에선 설명대로 기어 단수를 낮춰 회전수를 알맞게 가져간다. 정교하게 다듬은 엔진의 힘을 CVT가 능수능란하게 뽑아내 운전자가 더욱 즐거운 운전을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느낌이다.

7단까지 지원하는 수동 모드는 더 매력적이다. 별도의 시승 동안 경기도 가평의 굽이진 산자락을 오르내리며 변속을 즐기는 맛이 정말 즐거웠다.

특히 스포츠 모드에선 묵직한 감각의 스티어링 휠을 돌리는 맛과 동시에 앙칼진 엔진음을 들려주는 액티브 사운드 인핸스먼트 시스템이 활성화되며 회전수를 더욱 더 높이도록 부추긴다.

귀만 자극하는 게 아니라 달리기 실력도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 200km/h를 넘나드는 고속에서 직진 안정성이 좋고, 산자락 와인딩 도로를 공략할 때는 코너를 날카롭게 파고들어도 안정적인 자세를 잃지 않는다.

파워트레인의 성능을 최대한 스포티하게 이끌어내다가도, 노멀 모드로 바꾸면 지극히 안락하고 정숙한 주행이 가능해진다.

보닛 안쪽에 방음 패드를 덧대고, 방음처리 유리를 윈드실드와 1열 유리에 적용해 기본적인 소음을 차단하는 한편, 헤드폰의 소음 차단 기능처럼 외부 소음을 억제하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 기능이 적용된 덕분이다.

정숙한 패밀리 세단의 감각은 긴 댐핑 스트로크의 서스펜션 세팅에서도 드러난다. 하지만 무턱대고 무르진 않다. 안락한 패밀리 세단과 단단한 스포츠카 중간 즈음의 성격으로 조율했다.

폭 넓은 연령층에게 좋은 인상을 주리라 본다.

국내에 출시된 맥시마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트림 중 최상위 트림인 플래티넘. 성능뿐 아니라 어라운드 뷰 모니터, 운전자 주의 경보, 전방 충돌 예측 경고, 크루즈 컨트롤 등 다양한 안전·편의 장비가 적용된 트림이다.

미국 현지에서 판매되는 가격도 3만 9,860달러, 10월 중순 환율 기준으로 4,520만 원 정도다. 한국닛산은 이보다 낮은 4,370만 원의 공격적인 가격에 출시했다.

준대형 세단을 살펴보고 있는 소비자라면 응당 귀가 솔깃할 만한 가격이다.

한국닛산 관계자는 맥시마의 실적에 따라 시프트 패들과 19인치 휠뿐 아니라 액티브 라이드 컨트롤, 액티브 트레이스 컨트롤, 액티브 엔진 브레이크 기능을 갖춘 통합 다이내믹 컨트롤 모듈, 스포츠튠 서스펜션, 프런트 퍼포먼스 댐퍼 등 스포티함을 더욱 강조한 SR트림을 도입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시승한 맥시마는 매우 잘 조련된 야수의 이미지였다. 플래티넘의 성공적인 출시에 힘입어 야성미 넘치는 SR 트림이 한시바삐 도입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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