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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ndard Test / Citroën C4 12
등록자 CARLNC 작성일자 2021-04-13 오후 12:49:25


5인 가족의 선택



5인승 차량에 5명이 탑승하면, 최소한 한 명은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가능한’ 것과 ‘쾌적한’ 것의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준대형 SUV 이상의 자동차는 3열 시트를 가변적으로나마 제공하며 공간에 대한 간극을 메우려는 시도를 한다.

프랑스의 시트로엥이 C4 베이스로 제작한 중형 MPV 그랜드 C4 스페이스투어러는 약간 아쉬운 3열 공간에 대한 자유도를 높이 끌어올리는 시도를 했다.



그 효용성이 0에 수렴한다는 것이 가장 큰 아쉬움이다.

코로나 사태 이전이라 해도 5인승 승용차에 5명이 타고 다니는 일은 별로 없었다.

대부분은 2열 중앙의 암레스트를 항상 펼쳐 놓고 4인승으로 치부한다.

고급 세단은 처음부터 4인승으로 나오기도 하고, SUV 중에서는 2, 3열 모두 2인석으로 배치해 6인승을 표방하기도 한다.

하다못해 친구들과 여행을 갈 때도 인원이 5명이라 해서 5인승 차량으로 만족하지는 않는다.



실어야 할 짐도 있거니와 5명이 5인승 차량을 타고 한 시간 이상 달리는 것은 대단한 인내심을 필요로 한다.

패밀리 밴은 옛날부터 선택지가 많지 않았다.

가족 구성원이 3~4명일 때는 승용차, SUV 등 고를 수 있는 보기가 많은데, 5명이라면 그 폭이 급격하게 줄어든다.

대형 SUV 트림이라 해도 3열이 없는 차량에 5명이 탑승하는 것은 불편하다.

9인승 이상의 밴을 구입할 것이 아니라면 대개 3열 시트를 제공하는 SUV가 가장 나은 선택이다.



다만 승합차가 아닌 자동차의 3열은 대부분 탑승할 수 있는 사람이 어린아이 정도로 무척 제한된다.

덩치가 평균 이상인 기자가 편하게 앉을 수 있는 3열 시트는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시트로엥이 내놓은 패밀리 밴 그랜드 C4 스페이스투어러는 기존의 ‘피카소’에서 이름을 바꾸고 MPV로서의 입지 굳히기에 들어갔다.



비록 국내 MPV 시장은 한 모델이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어 판도를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도 C4 스페이스투어러만의 이런저런 매력이 상당히 명확하게 보여 국내에서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교두보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운전석에 앉았을 때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역시 개방성이다.



C4는 앞유리가 상당히 높아 천정까지 연결되고, 그 뒤로 곧장 파노라마 선루프가 이어져 철판보다 유리의 비중이 훨씬 높다.

선루프는 개방되지 않는 폐쇄 형태다. 창문이 열리지 않는다고 공간감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앞좌석의 선바이저 부분을 뒤로 올리면 파노라믹 윈드스크린의 진가가 드러나는데, 대단한 개방감으로 운전의 즐거움이 한 층 더해지는 느낌까지 준다.

간혹 정지선 위에 있는 신호등이 보이지 않을 때가 있는데, 이 차를 타면서는 그럴 일이 없었다.



7인승 MPV 치고는 길지 않은 4.6m 전장의 C4 스페이스투어러는 전륜에 맥퍼슨 스트럿, 후륜에 토션빔 서스펜션을 장착했다.

자칫 딱딱할 수 있는 승차감은 17인치 타이어를 장착해 부드러운 주행감을 보완했다.
 
1.5ℓ 싱글터보 엔진은 오르막에서 약간 힘겨운 것이 느껴지긴 하지만, 한 번 속력을 내기 시작하면 얌전하면서도 힘 있게 1.6t의 차체를 끌고 내달린다.



실내에서 탑승자가 제어하는 각종 기능은 마치 숨바꼭질하듯 여기저기에 숨어 있다.
 
운전대 뒤에 칼럼식으로 배치된 기어레버부터 심상치 않다.

시트 열선과 통풍 기능은 좌석 오른쪽 모서리에, 시트포지션 저장 버튼은 왼쪽 측면에 붙어 있다.

운전석과 보조석 등받이 테이블을 비롯해 크고작은 수납공간도 여럿 배치돼 있는데, 자칫하면 어디에 뭘 보관하고 있는지 잊을 수도 있다.



중앙에 배치된 계기판과 그 아래의 작은 디스플레이는 비교적 직관적으로 차량을 제어할 수 있게 도와준다.

트렁크 바닥에 숨어 있는 3열 시트를 펴봤다.

3단으로 접히는 패널을 뒤쪽으로 접어두고 시트를 당겨 펴면 2개의 독립 좌석이 펼쳐진다.

겉으로만 봐도 성인이 앉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득이하게 C4 스페이스투어러에 6명이 탑승해야 한다면, 2열 시트를 가능한 앞쪽으로 당겨 3열의 레그룸을 조금이나마 확보해야 한다.

그래도 천정에 머리가 닿아 고개 숙인 탑승자가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2열을 접으면 차박이 가능할 만큼 넓은 공간이 펼쳐지는데, 3열을 전개할 일보다는 2열을 접을 일이 훨씬 많을 것 같다.



프랑스 자동차 제조사를 대표하는 3사 가운데 시트로엥이 가진 이미지는 ‘안락함’이다.

시트로엥 모델의 다양화는 둘째 치고 현재 선보이고 있는 차량에 대한 호불호가 작지 않은 편인데,

모 네티즌은 시트로엥을 두고 ‘특이한 것을 좋아한다면 구입할 만한 브랜드’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비교적 타깃이 명확한 MPV인 그랜드 C4 스페이스투어러는 그만의 매력이 분명한 다목적 차량이지만, 국내 굴지의 MPV 대비 가격부터 메리트가 떨어지는 것이 아쉽다.

C4가 가진 장점을 아는 사람이 지금보다는 더 많아야 도약의 가능성이 보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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