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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AMG E63 4매틱+ 0
등록자 허인학 작성일자 2018-07-30 오후 2:10:58

 


원초적본능

MERCEDES-AMG E63 4MATIC+


 

교감신경 말단에서 아드레날린이 필요 이상으로 분비되고 등줄기에는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긴장할 필요는 없다.

본능이 이끄는 데로 몸을 움직이기만 하면 그만이다.

그것이 녀석을 즐기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니까.




◆ 단순히 빠르기만 한 것이 아니라 똑똑하게 빠르다

족히 3개월을 기다린 듯하다.

어찌나 인기가 많던지 좀처럼 기회가 돌아오지 않았다.

그러던 중 걸려온 한 통의 전화. 시승 일정이 잡혔다.
 
마치 하루가 일 년 같았다.



어린아이가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게 이런 마음일까? 주인공이 반듯하게 세워져 있는 주차장에 도착했을 뿐인데 벌써부터 손에 땀이 나기 시작했다.

긴장한 탓이다. 사실 기자는 사람이건 물건이건 마음에 드는 것이 앞에 있으면 쉽게 긴장을 하는 버릇이 있다.

긴장을 풀기위해 마음속으로는 수없이 주문을 외웠다. 조금 빠른 검은 세단일 뿐이라고...

오매불망 기다리다 만난 녀석은 메르세데스-AMG E63 4매틱+.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W213형 E-클래스 중 가장 사나운 녀석이다.

우리가 아는 세 글자 ‘AMG’. 이 알파벳이 붙었다면 일반 모델과는 완전히 다른 성격을 가졌다는 것은 못이 귀에 박힐 정도로 많이 들었다.



그 뒤에 ‘63’이라는 숫자가 따라붙었다면 두말할 것도 없다. 그 어떤 수식어로도 채워지지 않을 정도로 빠르고 강한 그런 녀석이다.

 E-클래스를 기반으로 AMG만의 것들로 치장한 E63은 한눈에 봐도 공격적인 인상을 가지고 있다.

우락부락하게 생긴 범퍼와 ‘AMG’가 선명히 보이는 그릴, 보닛은 AMG GT처럼 양쪽으로 2개의 주름을 더했다.

한껏 부풀린 펜더에는 ‘V8 BITURBO 4MATIC+’라고 적힌 로고와 20인치의 커다란 휠이 꽉 차있다. 뒷모습 역시 얌전해 보이지만은 않는다.

AMG라면 필히 달고 있어야 할 각인이 새겨진 4갈래 머플러와 디퓨저가 범퍼 밑에 달렸고, 트렁크 끝자락에는 카본 스포일러가 달려있다.



E-클래스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어딘가 서늘한 기운이 느껴진다. 참고로 공기저항계수는 E-클래스 대비 20% 정도 향상됐다.

묵직한 도어를 당겨 실내로 들어서면 알칸타라를 덧댄 D컷 스티어링 휠과 카본을 덕지덕지 발라놓은 점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와이드 스크린 콕핏 속에는 G-포스, 내비게이션 등 다양하게 구성을 바꿀 수 있게 해 놨다.



거기에 대시보드를 감싸고 있는 가죽, 부메스터 오디오와 IWC 시계까지. 사나운 녀석은 고급스러움까지 빼먹지 않고 알뜰히도 챙겼다.

또 하나, S-클래스처럼 도어를 살짝 닫으면 스스로 슥 당겨 문을 닫는 기능도 들어있다.

이제는 본능에 이끌릴 시간. 얌전히 자고 있던 녀석을 흔들어 깨웠다. 컴포트 모드에서는 의외로 나긋나긋하다. 일단은 친해질 시간이 필요했다.

배기량을 덜어내기는 했지만 4.0ℓ 바이터보 엔진 속 8개의 피스톤이 악마의 춤을 추며 뿜어내는 571마력의 힘을 온전히 느끼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과정이다.



어느 정도 교감을 나눈 뒤 은근 슬쩍 스포츠 플러스 모드로 변경. 나긋나긋 움직이던 녀석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태도를 바꾸며 걸걸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작아진 엔진을 얹었음에도 AMG 특유의 목소리는 잃지 않았다. 기자와 녀석은 눈에 보이지 않는 팽팽한 신경전을 펼치며 속도를 높였다.

76.5kg·m의 최대토크는 한순간에 바퀴로 쏟아지며 아스팔트를 걷어찼다. ‘원 맨 원 엔진’이라는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해 만든 엔진이 빛을 바라는 순간이다.

9단 MCT 변속기는 녀석의 편인지 찰나의 순간에 기어를 바꿔 물며 기자를 압박했다.

한 단계 진화한 4매틱+는 꽤나 믿음직스럽게 움직인다. 후륜구동 성격을 가지고 있으면서 전자기계제어식 커플링이 상황에 따라 33:67에서 0:100까지 힘을 분배한다.



그 덕에 쉽게 타이어가 노면을 놓치거나 촐싹거리지 않는다.

차체를 받들고 있는 서스펜션은 운전자에 요청에 따라 성격을 달리한다. 덕분에 아무리 급한 코너에서도 차체가 쏠리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마치 노면과 차체를 연결하는 무언가가 있는 느낌이 들 정도다.
 
다만, 무지막지하게 넓은 신발을 신고 있어 노면에서 전해지는 야릇한 느낌은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다.



AMG 다이내믹 셀렉트를 다시 컴포트로 바꾸고 기자와 녀석 간의 과열된 신경전을 잠시 멈췄다.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금 순한 양이 되어 버렸다. 부드럽게 움직이는 서스펜션과 기름을 덜 먹으려 4개의 피스톤만으로 움직이기도 했다.

다그치지 않는다면 영락없는 세단이 따로 없었다.

오감을 만족시킬만한 강력한 성능에 때로는 편안함까지 갖추고 있는 녀석은 팔방미인이었지만 신경이 쓰이는 게 하나 있었다. 효율성이다.

이런 사나운 녀석을 타기 위해서는 응당 치러야 할 대가이기는 했지만 너무나도 가혹했다.



웃지 못할 일이기는 하지만 시승 당시 ℓ당 1km대 효율성을 보이기도 했다. 물론 절대적인 수치가 아니기 때문에 우리만 아는 비밀로 부치기로 하자.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사나운 E63 4매틱+와 함께한 시간. 경쟁 모델과는 다르게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고성능을 빚어낸다는 점은 그저 대견할 따름이다.

단순히 힘만 센 녀석이 아니라 때로는 똑똑하고 믿음직스러운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것을 보면 소문난 ‘똑똑이’가 따로 없을 정도다.



단, 왕성한 식욕만 빼고. 누구보다 빠르게 달리고 싶은 본능에 충실하면서도 운전자를 배려할 줄 아는 매너남. 그래서 더 E63 4매틱+가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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