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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Test / 재규어 E-페이스 & BMW X3 0
등록자 CARLNC 작성일자 2018-06-15 오후 12:47:36


JAGUAR E-PAC E & BMW X3

Beyond Limit



재규어 ‘E-페이스’와 BMW ‘X3’의 시승 계획을 알리자 사무실에서는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체급도 맞지 않는 두 대의 차를 한자리에 불러 시승을 한다니. 크기도 다른 데다 경쟁 모델이 아니니 당연한 반응이다.

하지만, 둘은 자신들이 속한 세그먼트에서 최고의 실력을 가지고 남들보다 한 발 앞서 있었기에 계획을 바꾸지는 않았다.




반대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진행한 조금 특별한 시승. 맹수의 피를 물려받은 아기 재규어이자 재규어 브랜드 최초의 소형 SUV E-페이스와 여기저기서 찬사가 쏟아지고 있는 BMW X3. 물론 두 대는 같은 경쟁 구도에 있지는 않다.

소형 SUV와 중형 SUV 판에서 놀고 있는 녀석들이니까. 그런데도 이번 시승을 계획한 것은 두 대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최고’의 찬사를 받고 있기 때문.



체급을 뛰어넘는 실력자라고나 할까? 이점 하나만으로도 시승의 이유는 충분했다. 우선은 새로 등장한 E-페이스를 만나보기 위해 케이지에 갇힌 아기 재규어를 불러냈다.

매서운 눈으로 자신의 성격을 드러내는 재규어의 E-페이스. 이 아기 맹수는 재규어 브랜드 역사상 최초의 소형 SUV에 속하는 따끈한 신형이다.



재규어는 SUV 열풍에 F-페이스를 내놓고 재미를 보더니 소형 SUV 시장에까지 맹수를 풀어놓은 것이다.

첫 시도이자 작은 몸집에 아기 맹수라 실망했다고? 녀석은 재규어의 스포츠 DNA를 가득 담아낸 조금 통통한 작은 맹수가 틀림없으니 그리 실망할 필요는 없다.



이안 칼럼이 그려낸 아기 맹수는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며 재규어의 식구임을 표현하고 있다.

큼지막하게 자리한 프런트 그릴에서 리어 스포일러까지 이어지는 루프 라인과 짧은 프런트 오버행에 19인치의 큰 신발, F-타입을 연상케 하는 테일램프까지. 다이내믹한 감성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 노력한 흔적들이다.

F-타입의 날카로움을 공유하는 인상에서 느껴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실내도 F-타입스럽게 꾸며놨다.



운전자 중심으로 설계된 실내는 SUV를 타고 있다는 느낌이 아닌 스포츠 쿠페 따위를 타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물론 SUV이기 때문에 실용성도 높다.

2,681mm의 휠베이스는 답답하지 않은 실내 공간을 만들어 냈고, 어지간한 짐은 모조리 실을 수 있는 트렁크까지 있다.

거두절미하고, 아기 맹수의 이빨이 진짜 날카로운지 확인이 필요했다. 녀석이 품고 있는 심장은 2.0ℓ 터보차저 가솔린.



‘인제니움’이라 부르는 심장이다. 249마력의 최고출력과 37.2kg·m의 토크는 9개로 쪼개진 자동변속기를 거쳐 맹수의 발을 빠르게 움직인다.

물론 4발을 모두 움직이는 ‘인텔리전트 4륜구동 시스템’도 얹혀있다. 명성이 자자한 심장을 품고 있어서 그런지 왠지 모르는 믿음이 생겼다.

가속페달을 밟자 사냥감이라도 발견한 듯 즉시 뾰족한 이빨을 드러내며 공격적으로 치고 나간다.



몸으로 느껴지는 가속력은 꽤나 달린다고 허세를 떠는 녀석들과 견줘도 결코 밀리지 않을 수준이다. 급하게 코너를 공략해도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는다.

재규어의 DNA가 여실히 느껴지는 부분이다. 아기 맹수의 실력에 놀라 달리다 보니 자꾸만 소음과 진동이 귀에 걸린다.

소음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조금은 불편하게 느낄 수도 있을 정도의 소음과 진동이다. 조금만 더 신경 썼더라면 어땠을까?



그렇게 한참을 신나게 달리다 주행모드를 컴포트로 바꾸자 슬그머니 이빨을 숨기고 순한 양으로 돌변한 E-페이스.

고분고분 말을 잘 들으며 따라오는 녀석이 귀엽게만 느껴졌다. 약간은 단단하게 조율된 서스펜션은 노면의 자잘한 충격은 걸러내고 마치 아무 일 없다는 듯 행동한다.

또 기어를 바꿔 무는 것도 상당히 부드럽고 빠르다. 단,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상황에서는 가끔 제멋대로 행동해 당황케 만들기도 했다.



사실 신나게 달린 시간보다 정체구간에서 보낸 시간이 더 많기 때문에 변속기의 이상 행동은 점차 신경을 날카롭게 만들었다.

제발 시승차에만 이런 현상이 나타나기를 바랄 뿐이다. 약간의 앙탈을 빼면 E-페이스는 형들의 기본기를 고스란히 물려받아 언제 어디서든 신나게 산책을 할 수 있는 그런 녀석이었다.



그렇다면 수입 중형 SUV의 왕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X3는 어땠을까? SUV라는 ‘남심(男心)’을 사로잡는 매력은 물론 섬세하고 부드럽기까지 하다.

모든 매력을 한 단어로 표현하기에는 불가능할 정도다. 이래서 그토록 찬사가 이어진 것일지도 모른다.



혹시 차가운 모습과 따뜻한 모습이 공존하는 성격을 가진 사람을 일컫는 ‘츤데레’라는 신조어는 이 녀석 때문에 생긴 말은 아닐까?

쉽게 접근하기 어렵지만 막상 속내를 알게 되면 쉽사리 빠져나올 수 없는 매력을 가진 것은 분명하다. 이 모든 부분이 체급을 뛰어넘게 만드는 것이고.



신형 X3 역시 최근 BMW가 새로 공개하는 모델마다 적용하는 큰 크기의 키드니 그릴이 적용되어 있다. 헤드램프는 앞트임 성형 대신 독립된 형태로 자리 시켰다.

옆 펜더에는 에어벤트까지 있다. 출중한 달리기 실력을 자랑하고 싶었던 부분이지만 실제로 구멍이 뚫려있지는 않다. 일종의 ‘멋’이다.



엉덩이는 이전 모델과 확연하게 달라졌다. ‘X1’과 상위 ‘X’ 시리즈들과 같은 패밀리 룩을 갖춰 입었지만 크기와 신분에 따른 숫자 배지가 없다면 쉽게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비슷하다.

그러나 이번 시승을 위해 부른 X3는 M 스포츠 패키지로 포장돼 앞뒤 범퍼는 물론 사이드 스커드, 트윈 머플러 등을 통해 멋을 살렸다.

실내는 BMW의 정체성을 계승하는 인테리어로 꾸몄다. 디지털로 표현되는 계기반을 시작으로 터치스크린 기능을 넣은 디스플레이, 조금 각도를 달리한 기어노브 등 새로운 방식의 것들이 담겨 있다.



여기에 1,890mm의 차체 너비는 활용도 높은 실내 공간을 만들어내는데 충분했고, 뛰어난 개방감의 루프와 각도 조절이 가능한 2열 시트는 동승자의 만족감을 더하기 위한 일종의 배려라 볼 수 있다.

엔진을 깨우자 머리 위에 생긴 물음표. 분명 디젤을 마시는 녀석인데 조용하다. 조금 과장을 보태면 가솔린 혹은 하이브리드 같은 느낌이다.

그만큼 정숙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함께한 기자 역시 같은 느낌을 받았는지 한 번 슥 쳐다보며 눈빛을 보냈다.



디젤 심장을 차츰 숨기는 국제적 흐름에도 불구하고 BMW는 더욱 진보된 기술을 선보이고 있는 이유에 대해 묻고 싶을 정도다.

숨죽이듯 움직이는 3.0ℓ 직렬 6기통 터보 엔진과 유연하게 쪼개 놓은 8단 자동변속기의 조화는 최고출력 265마력, 최대토크 63.2kg·m의 두터운 성능을 발휘한다.

여기에 ‘xDrive’까지 더해졌다. 가속페달을 밟고 있는 오른발에 힘을 가하자 부드럽고 묵직하게 바늘을 높인다.



BMW는 경쟁 브랜드와 다른 길을 걷기로 한 것일까? 이 체급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부드러움이다. 속도가 높던, 주변 상황이 어떻던 꽤 빠르게 밀어 붙여도 초지일관이다.
 
앞머리를 급하게 돌려봐도 불안감은 전혀 없다. xDrive가 영리하게 움직이고 고성능 타이어를 신고 있어 방정맞게 몸을 움직이지 않는다.



전체적인 주행 성능에서는 단연 체급을 뛰어넘는 이번 시승 목적에 딱 들어맞는 실력이다. 다만, 어딘가 아쉬운 점이 남았다.

시승 모델의 가격은 8천만 원이 넘는 가격에도 최신의 주행보조 시스템은 미비했다. 어댑티브를 뺀 크루즈 컨트롤, 차선 이탈 경고 장치 정도가 눈에 띄는 기능들이다.
 
우리가 생각했던 기능을 모조리 넣으면 상위 모델이 외면 받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었던 것일까? 아쉽기는 하다.



그래도 겉모습부터 내면에 이르기까지 풍기는 매력은 완벽에 가깝다. 딱히 나무랄 데 없는 디자인과 시간이 흐를수록 농익는 달리기 실력까지.

이 정도면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이만한 사냥꾼은 찾기 힘들어 보인다.



여러 사람의 눈과 귀를 의심하게 했던 시승이 끝났고, 어느덧 시승기도 마무리할 시간이다.

재규어의 아기 맹수 E-페이스와 BMW의 매력덩어리 X3는 자신들의 체급을 뛰어넘는 실력을 가진 녀석들이란 생각이 더욱 확고해졌다.



E-페이스는 체급에 어울리지 않는 달리기 실력으로 놀라게 했고, X3는 철이 일찍 들어버린 듯한 중후함과 부드러운 매력으로 또 한 번 놀라게 했다.

이 정도라면 이번에 준비한 특별한 시승에 의문을 풀어줄 충분한 이유가 되지 않을까? 납득이 가지 않아도 상관은 없다.



두 녀석 모두 남들보다 한 발 앞서 달리고 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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