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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ng-term Test / 현대자동차 아반떼 스포츠 0
등록자 허인학 작성일자 2018-05-23 오후 12:05:02

 

고민되는 봄날의 드라이브...



어느 날 퇴근길. 도로에 벚꽃 나무들이 하나 둘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그 말은 즉, 꼴 보기 싫은 커플들이 길거리로 쏟아져 나와 각기 다른 애정행각을 벌인다는 뜻이다. 기분이 영 좋지 않았다.

아마 동감하는 사람들이 꽤 있을지도 모른다.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꼭 애인, 혹은 이성과 함께 하지 않더라도 나름대로 봄을 즐겨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상대는 물론 아반떼 스포츠다. 한동안 주차장에 봉인해 놓았던 우리의 장난감에 뽀얗게 쌓인 먼지를 털어내고 달달한 데이트를 즐기고 싶었다. 그렇게 따뜻한 봄날 데이트 아니, 드라이브를 시작했다.

◆ 목적지는 없다. 그저 달릴 뿐
토요일 아침 모처럼 스케줄이 없는 주말이다. 나이가 든 건지 놀 생각 때문인지 새벽녘에 눈이 떠졌다. 일단 밖으로 나가자는 생각밖에는 없었다.



잦은 시승 일정 때문에 주차장에 강제 포박을 너무 오래 해둔 탓인지 아반떼 스포츠에는 먼지가 가득했다. 이대로 데이트를 한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었다. 인근 세차장을 첫 번째 기점으로 설정하고 깨끗하게 닦고 광까지 내주었다.

데이트 준비는 끝이다. 이제는 출발이다. 아차, 목적지를 정하지 않았다. 그래도 상관은 없다. 어디로든 출발만 하면 그만이니까. 일단은 과감하게 1단 기어를 물리고 바퀴를 굴렸다.



미세먼지도 없고, 꽃도 만개하고, 날씨도 따뜻했다. 데이트를 즐기기에 최적의 조건이다. 하지만 도로 사정은 우리의 데이트를 방해하려는 심산인지 도로에 발을 묶고 풀어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

2단에서 3단으로 변속, 그러고 정체, 또다시 1단. 무릎이 아려온다. 속으로는 괜한 오기에 수동 변속기를 선택한 것에 대한 후회를 했다. 그래도 재미를 위해서는 이 정도쯤은 감수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마음을 고쳐먹었다.



그렇게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변속 끝에 자주 가던 힐링 장소에 도착했다. 그곳은 서울 성북구 정릉동에 위치한 ‘북악스카이웨이’. 야경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는 핫한 장소다.

하지만 해가 이번에는 해가 중천에 떠있을 때 방문했다. 처음이다. 서울 시내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어 나쁘지 않았다. 무엇보다 좋은 것은 아직은 커플들이 이곳을 점령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었다.



놀기 좋은 놀이터를 찾았으니 잠깐이라도 놀아봐야 했다. 물론 이곳은 서킷이 아니니 최대한 안전하고, 교통법규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고 놀이를 즐겨야 했다.

다시 말해, 아반떼 스포츠의 매콤한 성능을 최대한 즐길 수 없다는 뜻이다. 그래도 상관은 없었다. 좌우로 급하게 연속되는 코너에서는 낮은 속도지만 나름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역시 타이어가 말썽이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이 타이어 제조사에 억한 심정이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조금은 어울리지 않는 신발을 신은 것은 사실이다. 교체타이어는 한국타이어의 ‘벤투스 R-S4’를 점찍어 놨다. 휠은 어떤 디자인이 좋을까?

신나게 달릴 때는 몰랐던 또 다른 단점이 하나 발견됐다. 바로 소음. 노면을 타고 실내로 전달되는 소음은 계속적으로 신경을 날카롭게 만들었다.



작게나마 들리던 배기음도 단숨에 삼켜버릴 정도의 소음이다. 평소에는 작은 소리에 민감한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날은 이상하게도 크게 들려왔다.

방음·방청 전문 업체에 도움의 손길을 뻗어야 할 것 같다. 소음을 가리기 위해 음악을 크게 틀고 출발. 물론 다음 목적지는 없었다.



숨은 맛 집이나 찾아 허기진 배를 채우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그렇게 첫 번째 데이트 장소인 북악스카이웨이를 빠져나와 정체 속으로 다시 뛰어 들었다.

서울에서 즐긴 여유
사실 기자는 강원도 출신의 ‘촌놈’이다. 심지어 대학 공부도 강원도에서 마쳤다. 이쯤 되면 부모님이 낳고 강원도가 키웠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정도다.

갑작스레 출신지를 밝히는 이유는 딱 하나. 서울은 강원도와 달리 너무나도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다.

서울에 사는 사람들은 1분 1초를 쪼개 바삐 움직인다. 그런데, 가끔은 잠깐 쉬면서 여유를 즐겨도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오늘의 일은 잠시 미루고 내일의 나에게 부탁하는 것도 하나의 힐링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 장소는 비단 꽉 막힌 도로 위라도 상관은 없다. 자신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소리다. 어차피 오도 가도 못하는 처지라면 그 상황을 즐기는 것도 또 하나의 방법이다. 기자 역시 급한 마음을 내려놓고 도로 옆 한강을 바라봤다.

하늘에 반쯤 걸린 해는 또 다른 서울의 풍경을 소개하고 있었다. 하나 둘 차들은 불빛을 밝히고, 가로등이 켜지며 아름다운 야경을 만들어 냈다.

서울의 야경은 언제 봐도 참 아름다운 것 같다. 그런데 아름다움도 잠시. 연료 게이지가 바닥을 가리키고 있었다. 다 좋은데 연비는 그리 감동적이지는 않다.

무지막지한 효율성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수준의 연비를 기대했건만... 아무리 정체 구간이라고 해도 ℓ당 6km대의 연비는 준중형이라는 체급에는 어울리는 숫자가 아닌 것은 확실하다.




자정에 가까워지는 시간이 되자 도로에 많았던 차들은 어디론가 사라졌다. 서울의 젖줄이라 불리는 한강을 따라 달리며 속도를 올렸다. 가속력 하나는 칭찬하고 싶다. 시원하다.

우연히 찾은 곳, 그리고 색다른 재미
내친김에 서울을 벗어나 보기로 결정. 목적지는 인천이었다. 서울에서 가까우면서 바다까지 볼 수 있는 최적의 코스라 생각했다.

지금도 달달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불특정 다수의 커플들을 타도하기 위해 10cm의 ‘봄이 좋냐’를 재생시켰다. 일종의 자기 위안이다.



시원스레 달리다 주유소에 들러 아반떼 스포츠의 갈증을 해소시켜줬다. 그런데 늦은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한 쪽에는 사람들로 가득하고 시끌벅적하다.

궁금증은 극에 달했다. 사고라도 난 것일까? 아니면, 드라마나 영화 촬영이라도 하고 있는 걸까? 과감히 밤바다는 포기하고 불빛과 소리를 따라갔다.

소리의 근원지는 야시장이었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는 법. 요깃거리도 하고, 시장도 둘러보기로 결정했다.

대로변에 늘어선 점포에는 수제 핫도그와 스테이크, 양꼬치, 과일 주스 같은 식욕을 자극하는 메뉴들이 즐비했다. 가장 마음에 드는 메뉴를 골라 허기를 달랬다.
 


그런데 어디선가 귀신 분장을 한 사람들이 아반떼 스포츠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도깨비 놀이터’라는 야시장 콘셉트에 맞게 준비한 이벤트다.

유명 개그맨들이 혼신의 연기를 다해 겁을 주더니 이내 기자의 손은 낚아채고 어디론가 끌고 갔다. 영문도 모른 채 끌려간 그곳은 귀신 분장을 한 개그맨들과 게임을 할 수 있는 ‘도깨비 소굴’이란다. 잠도 쫓을 겸 게임에 참여했다.

우연치 않게 들른 곳에서 색다른 재미를 느꼈다. 하지만, 옆은 여전히 허전했다. 다음에는 꼭 누군가와 함께 하길 떠 있는 달에 빌어본다.



사랑이 아닌 고민에 빠지고 말았다
아반떼 스포츠와 즐긴 봄날 데이트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즐거웠다. 그런데 이상하게 자꾸만 고민이 커져만 간다.

어찌 변화를 주는 것이 신선할지에 대한 고민이다. 마음 같아서는 힘들지만 차에 변화를 줄 때마다 서킷을 찾아 랩타임을 앞당기는 쪽으로 튜닝을 진행해볼까도 생각했다. 그런데 일상 주행이 마음에 걸린다.

분명 불편한 것이다. 서스펜션을 단단하게 조율하고 고성능 브레이크로 교체한다면, 노면의 충격은 그대로 엉덩이로 전해질 것이고, 저속에서는 브레이크 소음도 감수해야 한다.



거기에 성능까지 올린다면 들이키는 기름의 양은 크게 늘어날 것이다. 그럼 폼 나게 외관을 꾸미는 드레스업 튜닝으로? 이것도 아니다. 분명 누군가는 소위 말하는 ‘양카’라고 조롱할 것이 뻔하다. 중증의 결정 장애가 극에 달한다.

내부적으로 회의가 필요하다. 팀원들의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절실한 상황이다. 어쩌면 SNS 등을 통해 직접 설문을 진행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도 있다.

남들이 아는 그 차가 아닌 단점은 걷어내고 빛이 날 정도로 멋있는, 누구도 탐내는 그런 아반떼 스포츠를 만들어 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롱텀 시승기 4편을 완성한 지금도 고민은 계속되고 있다. 결론이 나기 전까지는 머릿속에는 온통 아반떼 스포츠 생각으로 가득할 것이다. 내일도 모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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