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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THE K9 0
등록자 허인학 작성일자 2018-05-16 오후 1:16:46



[안 ː 다미로] 담은 것이 그릇에 넘치도록 많이



어김없이 SNS를 살피다 본 하나의 게시물. ‘[안 ː 다미로] 담은 것이 그릇에 넘치도록 많이’란 순우리말이다.

버릇처럼 저장을 눌렀고, 드디어 쓸 기회가 생겼다. 겉과 속을 달리한 THE K9에게 꼭 맞는 말이 아닐까? 멋있게, 그리고 맛있게 변한 THE K9은 [안 ː 다미로]였다.



시승기를 읽기 전 잠깐이지만 행복한 상상을 해보자. 당신은 명석한 두뇌와 돈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능력으로 번듯한 회사의 사장이 되었다고 가정해 보자.

업무를 마치고 정문에 대기한 당신의 차.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BMW 7시리즈가 아닌 기아의 ‘THE K9’라면 당신의 기분은 어떨까? 글을 쓰고 있는 기자라면 ‘만족’한 표정을 지을 것이다. 과거의 그 K9이 아닌 THE K9이니까.



THE K9의 맛있고 멋있는 변신. 이런 변신이라면 쌍수를 들고 환영이다. 기아의 과감한 도전은 기대 이상의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

‘응축된 고급감과 품격의 무게‘라는 디자인 콘셉트가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낮고 넓어 보이는 전면과 빛의 궤적을 형상화했다는 주간주행등은 어딘가 다른 고급스러움을 풍기고 있다.



길어진 휠베이스를 따라가면 조금은 뭉툭하게 떨어지는 C 필러가 인상적이다. 과장을 보태면 ‘패스트 백’ 스타일을 보는듯한 느낌이다.

리어램프는 헤드램프와 같은 디자인을 적용해 일체감을 높였다.



전작을 까맣게 잊을 정도의 변화에 취해 도어를 열자 또 다른 고급스러움이 뚝뚝 떨어지는 실내가 눈을 자극한다. 건축가 유현준 씨는 이렇게 말했다.

좋은 자동차 인테리어는 장소에 상관없이 자동차 밖 풍경을 아름답게 프레임하는 액자가 되어야 한다고. 그의 말이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수평적 요소를 가미해 꾸며진 실내는 개방감을 통해 치밀하고 계산적으로 풍경을 담아냈고, 은은하게 빛내는 앰비언트 라이트, 리얼 우드는 액자를 꾸미고 있었다.

조수석을 끝까지 밀고 2열에 몸을 실으면 시트는 포근하게 몸을 감싸고, 사장님 명함이라도 가지고 있는 것 마냥 마음대로 자세를 바꾸며 액자 밖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뒷좌석에 누워 차창 밖 풍경을 감상하고 싶지만 그럴 수는 없는 터라 심장을 깨우고 도로 위로 올라섰다.

주력 트림이라 볼 수 있는 3.3ℓ T-GDI 심장은 고요했다. 시끄러운 바깥 상황과는 반대로 K9의 실내는 은밀한 나만의 공간이었다.



지그시 가속페달을 밟으면 고급 양탄자에 앉아있는 것처럼 부드럽게 몸을 움직인다. 플래그십 다운 면모다.

시원하게 뚫린 고속도로에 진입하기 위해 방향 지시등을 켜자 계기반에 바깥 상황을 모니터링 하는 화면이 뜬다.



사각지대에 숨어있는 차를 잘 보라는 친절한 신사의 배려다. 신사의 도움을 받아 고속도로 입성. K9의 고삐를 고쳐 잡았다.

물론 이 차를 타면서 서킷을 달리듯 타는 사람은 없겠지만 문득 신사의 체력이 궁금해졌다.



과감히 스포츠 모드로 변경. 계기반의 테마에는 붉은빛이 감돌았고, 가속페달을 밟고 있는 발에 힘이 들어갔다.

370마력, 52kg·m의 힘, 그리고 8단 자동변속기, 4륜구동 시스템. 이들의 궁합은 딱딱 맞아 들어갔다. 기어는 찰나의 시간에 다음 기어로 바꿔 문다.

속도계 바늘은 지치지도 않는지 계속해서 올라갔다. 순식간에 도로는 서킷으로 변했다. 의외다. 이런 거구의 차가 극한의 상황에서도 촐싹거리지도 않고 고분고분 말을 잘 듣는다. 국산차에서는 처음 맛보는 고속 안정감이다.



특히나 각 모드별로 단단함을 조절하는 서스펜션은 가히 최고다. 오히려 EQ900보다 맘에 든다. 때로는 편안하게, 때로는 단단하게, 1,024단계로 감쇠력을 조절하는 서스펜션은 나름의 ‘변검’ 공연을 펼치고 있었다.

신나게 속도를 올리다 브레이크 페달을 꽉 눌러 밟았다. 초반에는 부드럽게 속도를 줄이더니 후반부에는 돌아가고 있는 디스크로터를 강하게 잡아 속도계 바늘을 아래로 낚아챘다.

신나게 달리는 도중 터널에 진입. 열려있던 창문이 스스로 닫혔다. VIP가 터널에 가득한 먼지를 마시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유례없던 기능에 놀라기에는 이르다. 넘치게 담긴 최신 주행기술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내비게이션을 기반으로 하는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위험 구간과 곡선 구간에 진입하기 전 스스로 힘을 빼며 속도를 줄인다.

앞 차의 간격에 따라 타력 주행도 가능하다. 어지간한 수입 플래그십 세단과 견주어도 결코 떨어지는 능력이 아니다.

아니, 오히려 인식률이 더 높은 느낌이다. 스티어링 휠을 지그시 잡고 주변 상황을 살핀다면 고속도로를 스스로 달리는 것쯤은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닌 듯 보인다.

어쩌면 눈에 보이지 않는 공간에 베테랑 운전사가 숨어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물론 그럴 일은 없겠지만.



THE K9이라는 멀끔한 신사는 기아라는 가문의 가장 최신의 그리고 가장 값비싸고 최상급 모델이다. 서열 1위란 얘기다.

명성에 걸맞게 좋은 기술은 모조리 모아 버무려 놨다. 물론 조화롭다. 제목에서도 말한 것처럼 담은 것이 그릇을 넘칠 정도다.

혹자들은 애매한 포지션이라고 얘기할 수 있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제네시스의 ‘G80’과 ‘EQ900’의 빈자리를 꽤 차기 위한 기아의 공략으로도 볼 수 있다. 달고 있는 가격표만 보더라도 혹하기 쉽다.

수입 E 세그먼트를 살 가격으로 플래그십 세단을 손에 쥘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수입차만 동경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눈에 차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누군가에게는 최선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THE K9은 그릇에 비해 담긴 것이 많은 ‘[안 ː 다미로]’라는 말이 어울리는 그런 신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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