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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0Z & 캔암스파이더 0
등록자 허인학 작성일자 2017-06-23 오후 3:41:28

 

너무 놀라진 마라, 그저 어른들의 장난감일 뿐이니

NISSAN 370Z & CAN-AM SPYDE  R F3-T




등장만으로도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진다. 이해는 한다.

쉽게 접할 수 없는 특이한 녀석들이 한자리에 모였으니. 가는 곳곳마다 사람들의 질문이 쏟아진다.

많은 사람들이 시선을 훔친 녀석들은 닛산의 370Z와 캔암 스파이더다. 두 모델이야말로 따뜻한 봄 날씨를 만끽하며 재미있게 가지고 놀 수 있는 어른들의 장난감이다.

녀석들의 화끈한 성격은 ‘어른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기획 회의를 하던 중 무심코 던진 한 마디. ‘봄도 됐는데 재미있게 놀아보고 싶다’ 의미 없는 한 마디는 뇌리에 깊이 박혔고, ‘놀고 싶다’라는 단어만 계속해서 떠올랐다. 분명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나이를 불문하고 살랑거리는 봄바람을 맞으며 나들이를 떠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

하지만, 우리는 조금 다르게 나들이를 즐기는 방법을 모색했고, 장난감을 가지고 놀기로 결정. 바로 어른들의 장난감을 가지고 말이다.

놀 방법은 정해졌다. 하지만 장난감을 고르기가 여간 쉽지가 않았다. 고만고만한 녀석들을 가지고 놀기에는 재미가 떨어지고, 화끈하게 놀아보자니 부담이 됐다.

그러던 중 번쩍이는 두 녀석. 바로 닛산의 대표 스포츠 쿠페인 ‘370Z’와 세 바퀴로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캔암 ‘스파이더 F3-T’다.

이 모델들을 섭외한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짜릿한 달리기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했고, 매력적인 가격표를 달고 있어야 했다.



여기에 평상시에도 편안하게 탈 수 있는 모델이어야 했다. 조금은 까다로운 조건이지만 두 모델은 이 조건이 완벽하게 맞아 떨어졌다.

그저 모델들을 고르기만 한 것인데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이유는 왜일까.
 
장난감을 가지고 놀려면 그에 맞는 놀이터를 가야 했다.

두 녀석을 풀어놓을 놀이터는 와인딩의 성지라 불리는 ‘중미산’. 지체 없이 출발. 출발을 하자마자 두 녀석은 생이별을 해야 했다.



모터사이클로 분류되는 캔암 스파이터 F3-T는 자동차 전용도로를 달릴 수 없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따로 이동을 하고 목적지에서 다시 상봉하기로 했다.

올림픽대로를 벗어나자 정체가 풀렸고 307Z를 다그치기 시작했다. 다른 차들은 겁을 먹었는지 떡 벌어진 어깨와 매끄러운 몸매를 가진 이 녀석에게 길을 내주었다.

370Z의 기다란 보닛 아래에는 대배기량 자연흡기 심장이 들어있다. 요즘 유행인 다운사이징 엔진과는 다른 길을 걷고 있지만 자연흡기 엔진은 이 녀석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다.



3.7ℓ VQ 6기통 심장은 333마력의 힘을 발휘한다. 작은 엔진에 과급기를 달아 높은 힘을 내는 다른 차들과는 확실히 다른 매력이 존재한다.

자연흡기 엔진 특유의 매끄러운 가속과 7,500RPM의 레드존 끝까지 힘을 쓰는 맛에 취한다면 쉽게 헤어 나올 수 없을 것이다.

거기에 오랜 시간 동안 담금질을 거친 내구성도 큰 매력이다. 그렇다면 캔암 스파이더 F3-T는 어떨까. 1.3ℓ급 심장에 115마력. 뭐 일반적인 모델들과 비슷한 수준의 힘이다.



하지만 다른 치명적인 매력을 가지고 있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바로 변속기다. 손 하나로 변속이 가능한 6단 세미오토 변속기가 맞물린다.

여기에 후진 기어까지 마련됐다. 끙끙대며 뒤로 끌고 가는 다른 라이더들에게 허세를 부릴 수 있는 부분이다.

드디어 놀이터 도착. 이제는 장난감과 함께 노는 일만 남았다. 다행히도 차는 없었다. 애니메이션 ‘이니셜 D’의 타쿠미라도 된 것 마냥 코너를 공략했다.



묵직한 몸놀림을 보이면서 달리기 시작했다. 이리저리 이어지는 코너에서 상당히 안정적으로 노면을 물고 달리는 느낌이 인상적이다.

최대한 트랙션을 확보하면서 뒤꽁무니가 미끄러지는 것을 최소화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녀석은 후륜구동. 언제라도 엉덩이를 미끄러트릴 수도 있다.

스포츠카의 특성을 고려하면 서스펜션의 세팅은 살짝 물렁한 편이다. 그렇다고 좌우로 눌리는 롤링 현상과 노즈다이브 현상을 쉽게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런 부드러운 서스펜션 세팅 덕분에 일상생활에서도 불편함 없이 주행이 가능하다. 브레이크 성능 역시 나쁘지 않다.

초반부터 묵직하게 잡아주는 세팅 탓에 과격한 주행에서도 불안한 느낌을 받지 않는다. 물론 쉽게 지치지도 않는다.

엔진과 서스펜션, 브레이크의 조화가 상당하다. 거기에 변속기. 닛산 370Z에는 일반적인 토크컨버터 방식의 7단 자동 변속기가 달려있다.



일반적인 주행에서는 꽤나 부드러운 변속감을 선물한다. 여기에서 수동 모드를 선택하면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대게 수동 모드를 지원하는 차들도 스스로 변속을 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녀석은 다르다.

오로지 수동. 운전자에 의해서만 변속이 된다. 엔진 회전수가 치솟고 레드존에 가까워져 퓨얼컷이 걸리더라도 운전자의 허락 없이 절대 변속을 하지 않는다.



흉내만 낸 수동 모드가 아니라는 말이다. 별도의 스포츠 모드가 없어도 변속기 하나만으로 진정한 스포츠카를 타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을 수 있다.

또 기어를 내릴 때 나는 배기음은 재미를 높여주는 요소 중 하나다. 최신 기술이 접목된 요즘의 스포츠 쿠페 따위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감성이 있다고나 할까?

370Z와 중미산을 점령한 뒤 캔암 스파이더 F3-T로 자리를 옮겼다. 3바퀴가 달린 모터사이클을 처음 접하는 터라 왠지 모를 긴장감이 감돌았다.

하지만, 이내 긴장감은 희열로 바뀌었다. 시동을 걸자 부드러운 음색의 엔진음이 중미산을 물들였다. 출발하려던 찰나 함께한 캔암 관계자가 달려와 노래를 틀어준다.
 
노래를 들으며 긴장감을 떨쳐 버리라는 것인가? 캔암 스파이더 F3-T에는 휴대폰이나 USB를 연결해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속도에 따라 음량이 조절돼 따로 조작할 필요가 없다. 일단 마음에 든다. 취향에 맞는 음악을 재생시킨 후 출발. 핸들 왼쪽에 위치한 ‘+’버튼을 눌러 기어를 조작한 후 스로틀을 감았다.

확실히 일반적인 모터사이클과는 다른 느낌이다. 마치 고카트를 타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최대한 엔진 회전수를 높인 뒤 또다시 딸깍. 녀석에게는 별도에 클러치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버튼만 눌러서 기어를 조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손발이 바쁜 일은 줄은 셈이다. 속도를 줄이면 자동으로 기어는 내려가면서 제자리를 찾아가는 영민함까지 갖추고 있다.

굽이치는 코너를 앞두고 수많은 걱정에 휩 쌓였다. ‘뒤집어지면 어쩌지?’, ‘믿을만한 녀석인가?’. 하지만 코너를 진입하자 생각은 180도 바뀌었다.

재미있었기 때문. 몸을 코너 방향으로 살짝 기울이면서 핸들을 돌리자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기우뚱하는 몸놀림은 전혀 없이 완벽한 라인을 그리며 코너를 정복했다.
 
핸들의 무게도 그리 무겁지 않았고, 자칫 노면을 놓칠 수 있는 상황을 막기 위해 트랙션 제어 시스템(TCS)가 귀신같이 도움을 준다.



여기에 거동이 불편해지면 차체 자세 제어 시스템(SCS)가 라이더에게 도움의 손길을 뻗는다. 슬슬 재미를 붙어 속도를 더 높였다.

온몸으로 바람을 맞으며 중미산을 정복해 나갔다. 최대한 가속 후 브레이킹. 날카롭다. 브렘보 4-피스톤 캘리퍼가 적용된 브레이크는 타협 없이 속도를 줄였다. 이런 재미를 이제야 경험한다는 게 한탄스러울 지경이다.

한차례 불같은 와인딩을 마치고 정속 주행을 하고 있노라면 그 어떤 차가 부럽지 않다. 집 소파에 앉아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편안하다.

전자식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도 적용되어 있어 신선놀음에 가까운 주행도 가능하다. 넉넉한 수납공간에 편안한 시트 포지션, 감미로운 음악이 조화를 이뤄 당장이라도 장거리 투어를 떠나도 될 것 같은 느낌이다.

주머니 사정만 허락한다면 당장이라도 함께 투어를 떠나고 싶을 정도다.

‘유니크함’과 ‘짜릿한 재미’를 동시에 원한다면 이번에 함께한 두 모델이 제격이다. 데일리 스포츠카를 표방하는 370Z와 짜릿한 주말을 함께하거나, 온몸으로 바람을 맞으며 색다른 투어를 떠나고 싶다면 말이다.

어떻게 보면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는 조금 동떨어진 이야기일 수도 있다. 하지만 한 번쯤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영화 속 주인공처럼 봄을 만끽해보는 것은 어떨까? 이 두 녀석들과 함께라면 모든 것을 내려놓고 본능에만 충실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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