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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ndard Test / Lexus New RC F 0
등록자 허인학 작성일자 2019-10-24 오전 11:32:58

 

LEXUS NEW RC F 우아한 고성능



상황이 상황인지라 조심스러웠다. 그렇다고 하지 말아야 할 이유도 딱히 찾기 어려웠다.

그저 우리가 늘 하던 것처럼 어지러운 현실을 걷어내고 본연의 가치만 보기로 했다.

유난히 빛이 나는 파란색 옷을 입은 RC F를 도로 위로 꺼내놓는 순간 눈총이 쏟아졌다. 그간 보지 못했던 차를 봐서도 있지만, 이번엔 조금 다른 의미의 시선들이었다.


 
최근 불거진 일본과의 문제가 원인이다. 이래서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표현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일단 시승은 예정대로 진행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일본 브랜드를 소개한다는 게 국민 정서라는 부분에서 천인공노할 일이 맞지만, 시승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우리의 일을 하는 것이라 위안을 삼은 것. 그래서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어지러운 일들은 옆으로 치우고 가려진 가치를 꺼내 들었다.



렉서스를 생각하면 하이브리드와 ES 같은 패밀리 세단을 떠올리는 게 대부분이다.

하지만, 렉서스도 고성능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일본 시즈오카의 후지 스피드 웨이에서 따온 ‘F’라는 알파벳을 붙인 고성능 모델들을 끊임없이 만들며 ‘메르세데스-AMG’와 ‘BMW M’을 대적하고 있다.

지금은 볼 수 없지만 과거 생산됐던 ‘SC’와 ‘LFA’, ‘IS F’ 등이 대표적인 예다.



그리고 비워져 있던 ‘F’ 모델의 자리를 채우기 위해 ‘RC F’를 내놓으며 IS F가 잡고 있던 고성능의 끈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지금. 약간의 변화를 거친 RC F를 공개하면서 다시금 고성능 시장에서 고개를 들었다.

공교롭게도 어지러운 상황이 겹치기는 했지만...



새로운 RC F는 ‘Race-bred(트랙에서 태어난)이라는 테마로 화장법을 고쳤다.

일본도로 잘라낸 형태의 날카로운 주간주행등은 헤드램프 속으로 파고들었고, 세 개의 보석이 수직으로 박힌 형태의 트리플 빔 LED 헤드램프를 적용했다.

거기에 이제는 렉서스의 상징이 된 커다란 스핀들 그릴, 도로를 할퀼 듯이 날렵한 범퍼와 공기역학 성능을 높이고 난기류를 개선하기 위한 요소들이 더해졌다.



이외에 후면의 변화는 찾아보기 힘들다. 세로로 배치된 머플러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고, 헤드램프와 비슷한 형태의 날카로운 테일램프도 그대로다.

날렵한 외관에 비해 실내는 경쟁자들이 갖추지 않은 우아함을 담고 있다.

’F‘에서만 누릴 수 있는 전용 계반을 비롯해 부드러운 감촉의 세미 아닐린 소재의 시트, 17개 스피커가 달린 마크 레빈슨 오디오 시스템 등은 사치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내비게이션, 차량 설정 등의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터치패드 방식은 정말이지 걷어내고 싶은 심정이다.

조작이 여간 힘든 것은 물론이고, 가끔은 제멋대로 움직여 애를 먹이기도 했다. 언젠가는 개선이 될 것이라 믿는다. 제발.

경쟁 모델들은 엔진을 도려내고 과급기를 달아 성능을 높이는 데 집중했지만 RC F는 달랐다.



부쩍 찾아보기 힘들어진 자연흡기 엔진, 그리고 쿵쾅대는 8개의 실린더를 선택했다. 이 얼마나 가슴 뛰는 조합이던가.

게다가 배기량도 5.0ℓ로 넉넉하다. 알파벳 ‘F’가 파랗게 빛나는 RC F의 심장은 자연흡기 5.0ℓ V8으로 479마력의 힘을 낸다.

토크는 54.6kg·m. 여기에 8단 자동변속기가 후륜으로 힘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자연흡기 엔진 특유의 여유로움으로 1,800kg이 채 넘지 않는 차체를 미끄러트린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고성능 모델을 타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할 정도로 부드럽다. 게다가 남들처럼 온 동네방네 자신의 존재를 소문내는 듯한 큰 목청도 가지고 있지 않다.

은은하게 퍼지는 묵직하고 중저음으로 자신을 표현한다. 어찌 보면 일본의 특성이 드러난 부분이기도 하다.

‘F’가 주는 매력은 여유로움도 있지만, 언제든 뽑아 쓸 수 있는 힘이다. 에코와 노멀 모드를 번갈아 가며 고상하게 달리다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새로운 세상으로 넘어가는 문이 열린다.



영화에서처럼 주문 따위는 필요 없다. 그저 오른발을 깊게 밀어 넣으면 그만이다. 그 순간 고삐를 풀고 길길이 날뛰며 자신만의 용맹함을 표출한다.

엔진회전수는 부드럽게 레드존까지 솟구쳤고, 속도계 바늘을 치켜세운다. 흡기압력 손실을 줄이고 인테이크 매니 폴더의 경량화 등의 노력의 결과물인 셈이다.

주행 보조 장치를 모조리 꺼버리면 엉덩이를 마음껏 미끄러트리며 도로에 그림을 그릴 수도 있다. 굽이치는 길에서도 안정적으로 움직인다.



무거운 심장을 품고 있지만, 섀시 등의 경량화를 통해 무게를 줄였고, 그 덕에 일본도가 짚단을 베는 것처럼 앞머리를 날카롭게 돌린다.

여기에 전륜과 후륜에 각각 6P, 4P의 브렘보 브레이크 시스템을 더해 초반부터 꾸준한 힘으로 속도를 낮출 수 있다.



복잡한 상황을 걷어내고 본 RC F의 가치. 자연흡기가 주는 감성과 경쟁 모델이 갖추지 않은 우아함은 색다를 매력을 만들어낸 것이 분명하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오랜 경험과 두터운 팬 층을 거느리고 있는 ‘메르세데스-AMG’와 ‘BMW M’과의 경쟁에서 쉽게 무릎을 꿇을 것 같지 않을 정도였다. 매 순간이 감동이었고,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무조건적인 답습이 아닌, 자신들만의 길을 걷고 있다는 점은 좋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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