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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Ⅲ / 급부상 중인 지리자동차 0
등록자 문영재 작성일자 2019-11-15 오후 3:17:51

 

비주류에서 주류로

GEELY AUTOMOBILE




놀랄 만한 성장이다. 전례가 없는 사건이기도 하다. 50년이 채 안 되는 시간의 한계를 뛰어 넘었다.

사명인 ‘길할 길(吉), 이로울 리(利)’ 그대로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중국 최고의 제조사 지리자동차 얘기다.

시작은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리슈푸가 지리자동차 설립한 1986년, 중국은 시장의 자유가 존재하지 않는 순도 100%의 공산국가였다.

그리고 빈국 중의 빈국이었다. 시장도 연 10만 대 규모로 지금과는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로 작았다. 회사의 밝은 미래를 꿈꿀만한 배경은 존재하지 않았다.

때문에 그는 자동차가 아닌 카메라와 냉장고 부품 제조업으로 회사의 기반을 다졌고, 이어 스쿠터 제조로 진출, 신규 엔진 개발 등 부지런한 연구개발을 통해 90년대 중국 스쿠터 시장의 큰 손으로 자리 잡았다.



중국의 한 통계의 따르면, 리슈푸 스쿠터 회사의 1999년도 판매량은 43만 대에 달했다.

리슈푸가 진정으로 원한 것은 자동차 제조였다. 카메라, 냉장고, 스쿠터 모두 자신만의 자동차 회사를 갖기 위한 밑거름에 불과했다.

중국의 메르세데스-벤츠를 원한 그는 1995년 아우디 뼈대에 벤츠 E클래스 디자인을 모방한 시제품을 만들었다. 꿈을 키운 지 10여 년 만에 거둔 의미 있는 첫 걸음이었다.

첫 양산차인 하오칭(HQ)는 1997년에 내놨다. 메르세데스-벤츠를 빼닮은 디자인이 특징이었다.

중국 공산당으로부터 국가 공인 업체로 승인을 받은 건 2001년 때 일로, 당시 중국 경제 상황을 고려해 고급화 대신 우리나라 돈으로 1,000만 원 이하의 저가형 모델을 생산, 시장 점유율 확대를 꾀했다.



단, 계획대로 되는 일은 몇 없다고 한계는 분명했다. 조악한 품질과 방만한 경영이 가장 큰 문제였다. 판매량은 금세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

이에 리슈푸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그 일련의 과정으로 상하이지에스다 인수, 대우자동차 생산설비 도입 등을 전개, 문제점들을 하나씩 보완해 나갔다.

세계무대 데뷔는 2005년 프랑크푸르트모터쇼였다. 2006년 디트로이트오토쇼에서도 이름을 알렸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고 지리의 위치는 무대의 중앙이 아닌 변두리였다. 세계인의 냉철한 눈에 지리자동차는 저렴한 중국차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판매 역시 원활하지 않았다. 엉성한 마감이 주요 원인이었다. 미국의 JD파워가 지리의 품질에 대해 ‘중국 업체 중 가장 안 좋다’고 평할 정도였다.

이에 리슈푸는 원가절감을 위해 부품가격을 낮추는 경영정책을 과감히 버리는가 하면, 연구개발에 아낌없는 투자를 실시했다.



그 결과 2008년 베이징모터쇼에서 세단, SUV, 스포츠카 등 총 23종의 신규 모델을 공개, 한층 발전된 지리의 위상을 만천하에 드러냈다. 판매량도 반등했다. 이듬해에는 포드에 접근, 볼보 구매 의사를 전했다.

물론, 단칼에 거절당했다. 이왕이면 일류 회사에 팔고 싶은 게 판매자의 마음이다. 아울러 국가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산업체이기에 검증된 회사에 파는 게 최우선이다. 지리자동차는 그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았다.

다행인 점은 지리자동차 뒤에는 거대한 중국 공산당이 있었다. 당은 정부 차원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이는 포드의 마음을 돌리는 데 결정적이었다.

지리자동차 경영진은 볼보자동차 관련시설 2회 방문, 볼보자동차 관련보고서 3건 검토, 2,000쪽에 달하는 계약서를 꼼꼼히 확인하는 등 인수에 최선을 다했다.



지리자동차는 또 원활한 협상을 위해 볼보자동차 미래전략에 대한 보고서를 포드 측에 제출했으며, 나아가 유럽 내 자리한 생산시설을 그대로 활용하는 한편, 스웨덴 본사에 높은 수준의 자치권을 부여할 것을 약속했다.

또한 지적재산권 협상을 위해 100회 이상의 회의와 1,000쪽이 넘는 서류를 소비하는 등 협상 불발이 될 만한 상황을 원천 차단했다. 대단한 정성이었고, 그만큼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결과적으로 볼보자동차는 2010년 8월 지리자동차 일원으로 적을 옮겼다. 주식 100%에 대한 인수가는 2조 원 규모로 알려져 있다.



리슈푸는 ‘중국에 머무느냐, 세계 속으로 뛰어드느냐’란 갈림길에서 후자를 택했다. 그 선택은 가히 도박이었지만, 분명 해볼 만한 배팅이었고, 지리가 빅리그에 합류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아울러 전 세계 자동차 업계가 우려한 바와 달리 스웨덴 본사의 경영권을 침해하지 않는 동시에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볼보의 재도약을 실현시켰다.

참고로 볼보 입장에서도 지리자동차 합류는 신의 한수였다. 구닥다리에 가까운 포드의 드라이브트레인에서 벗어난 것만으로도 볼보는 쾌재를 불렀다.

볼보는 지리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모델 라인업 정비에 나서는가 하면 신규 플랫폼 SPA(Scalable Product Architecture) 개발, 엔진 포트폴리오 단순화, 디자인 정체성 강화 등 개혁에 착수했다.



우리가 지금 볼 수 있는 XC90, XC60, XC40, V90, V60, S90, S60은 모두 그 과정에 대한 결과물이다.

지리자동차는 볼보자동차 성공을 발판삼아 이전에 없던 프리미엄 브랜드 개발에 열을 올렸다.

수뇌부는 중국과 스웨덴을 오가며 안목 높은 유럽과 북미 소비층을 잡기 위한 방안을 모색했고, 링크앤코를 만들어냈다. 이 회사는 현재 유럽에서 팔 첫 양산차 출시를 앞두고 막판 담금질을 한창이다.

리슈푸의 행보는 매우 생산적이다. 볼보에 이어 링크앤코도 안정적으로 끌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2017년 말레이시아 프로톤 홀딩스를 사들인 것. 구매 지분은 49.9%다.
 


지리자동차는 프로톤 홀딩스의 자회사인 로터스 지분도 51% 확보하며 세계적인 자동차 제조사 하나를 더 얻었다.

이와 관련해 로터스는 최근 에비야라는 목표출력 2,000마력의 EV 하이퍼카를 출시했는데, 로터스 CEO 필 포팜은 "에비야는 영국은 물론 전 세계 하이퍼카 시장의 새로운 장이며, 100% 전동화를 이룬 단 하나의 하이퍼카"라며 "중국 지리자동차 감독 하에 개발된 브리티시 하이퍼카의 결정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리의 지원은 로터스의 한계를 확장하는데 지대한 역할을 했다"고 덧붙여 강조했다. 로터스를 제2의 볼보로 키우려는 리슈푸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2018년에는 전 세계를 놀라게 한 거래도 성사시켰다. 메르세데스-벤츠 모기업 다임러AG의 지분을 9.69% 확보한 것이다.

그는 벤츠의 1대 주주가 되는가 하면, 사실상 자신의 오랜 워너비였던 삼각별을 소유하게 됐다. 세계 주요 외신은 “달라진 중국 자동차 산업의 위상을 드러내는 사건”이라고 입을 모아 평했다.

앞으로의 지리자동차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까? 지리자동차 경영진 중 한 명인 안총후이 사장은 “우리의 목표는 지리자동차를 비롯한 모든 산하 브랜드들을 세계적인 제조사로 성장시키는 것”이라며 “따라서 앞으로 신규 브랜드를 인수하기 보다는 현재 갖고 있는 브랜드에 더욱 집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구체적으로 성장의 핵심은 사람, 스마트폰, 자동차 간 커넥티드며, 현재 이를 잘 수행하고 있는 테슬라를 벤치마킹해 더욱 매력적인 지리자동차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다가올 미래 전기차 시장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다. 지리자동차는 볼보, 링크앤코, 로터스를 아우르는 통합 전기차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다가올 전기차 시대에서 잘 갖춰진 아키텍처를 통해 주도권을 확보하고자 하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는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고 있는 대한민국 LG화학과의 합작을 통한 중국 업체의 것이 들어간다.

지리자동차의 궁극적인 목표는 2020년까지 일본의 토요타그룹과 대한민국의 현대모터그룹에 준하는 회사로 성장하는 거다.



두 그룹은 전 세계 자동차 시장 판매량 순위 2, 5위(2018년 기준)이 올라 있는 다국적 기업으로, 이제 막 닻을 올린 세계 순위 14위 지리자동차에게 있어 좋은 본보기다.

리슈푸는 “중국이 아닌 세계로 눈을 돌리면 지리자동차는 여전히 작은 회사다”라며, “우리는 시장을 좌우하는 토요타그룹, 현대모터그룹 등 여러 다국적 기업의 행보를 비교·분석하고, 취할 건 취해 중국을 자동차 강국 반열에 올려놓는데 이바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 지리자동차의 기업구조는?

지리자동차의 정식 명칭은 저장지리홀딩그룹이다.

본사는 중국 저장성 항저우시에 있다. 이 그룹 아래 지리자동차그룹, 볼보자동차그룹, 지리상용자동차그룹, 지리기술그룹, 미타임그룹 등이 자리한다.



이 가운데 지리자동차그룹과 볼보자동차그룹에 대해 살펴보자면, 먼저 지리자동차그룹은 닝보, 항저우, 예테보리, 코번트리, 프랑크푸르트에 기술개발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상하이, 예테보리, 바르셀로나, 캘리포니아, 코번트리에 디자인센터를 보유 중이다.

세부적으로 지리자동차, 링크앤코, 프로톤, 로터스 등 총 4개의 자회사를 두고 있으며, 지리자동차는 중국 내수에 집중, 중국전역에 19개의 생산공장과 6개의 조립공장을 두고 있다.

지리자동차그룹과 볼보자동차그룹 간 합작으로 탄생한 링크앤코는 중국을 넘어 세계를 겨냥하고 있다.



이어 말레이시아 자동차 제조사인 프로톤은 지리자동차 동남아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담당한다. 세계적인 스포츠카 브랜드 로터스의 경우, 지리자동차 및 링크앤코 주행성능 강화에 많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볼보자동차그룹은 볼보와 폴스타 두 브랜드로 꾸려진다. 볼보는 스웨덴 예테보리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전 세계 10개의 생산 및 조립공장이 있다.

또 세계 각지에 4개의 기술개발센터와 3개의 디자인센터를 운영 중이다. 지리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세계 시장 점유율을 서서히 높여나가고 있는 게 특징.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는 스웨덴 예테보리에 본사를, 중국 청두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다. 석유에서 전력으로 바뀔 산업 구조를 적극적으로 대응, 저장지리홀딩그룹 성장의 핵심 카드로 쓰일 계획이다.



지리자동차 창업자 리슈푸는 누구?

지리자동차의 아버지 리슈푸는 2005년 6월 9일 저장지리홀딩그룹 이사회 의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의장으로서 그룹의 내부 및 미래 방향성을 결정한다.

리슈푸는 지리자동차의 얼굴인 동시에 중국 공산당 인민정치협의회 회원이기도 하다.
 
한편, 리슈푸는 중국 자동차 전문매체 차이나 오토모티브 뉴스로부터 중국 자동차 산업을 움직이는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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