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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Ⅱ / 일본과의 불화가 가져온 상황 0
등록자 허인학 작성일자 2019-11-15 오후 3:07:37

 

무엇이 그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나?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일본차




별안간 불어닥친 일본의 경제 보복에 온 나라가 발칵 뒤집혔다.

일본 발 역풍은 국민들을 분노케 했고, 결국에는 자동차 업계도 사정권에 들고 말았다.




◆ 7월 1일, 사건의 시작
지난 7월 1일, 뉴스에서 별안간 이상한 소식이 들렸다.

보도 직후 여러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리스트 상단에는 온통 ‘일본’과 관련된 검색어들뿐이었다.

멀고도 가까운 나라,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이 또 미운 짓을 하고 만 것이다.

그것도 아주 미운 짓이다.



과거 우리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고 반성은커녕 자신들은 오리발을 내밀고 있는 일본이었기에 이번 사태는 그야말로 ‘빅 이슈’였고, 우리 국민들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

일본 경제 산업성이 발표한 내용이 우리를 들끓게 했다.

‘한국으로의 수출관리 규정을 개정해 스마트폰과 TV, 반도체 등의 제조과정에 필요한 3개 품목,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에칭가스 등의 수출 규제를 강화한다’는 내용이다.



이로 인해 일본 업체가 국내 기업에 자유롭게 수출이 불가능해지고, 일본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만 한국으로 수출이 가능해진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수출 규제라는 벽에 가로막힌 3가지 품목은 반도체 혹은 스마트폰, TV 생산에 필수적인 요소이기도 하고,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와 포토레지스트, 에칭가스의 일본 점유율이 각각 약 90%, 90% 이상, 7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기업의 제품 생산에 차질이 생길 수 있는 게 사실이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일본이 지정한 백색국가에서 한국이 제외된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백색국가는 수출품 중 무기로 개발될 수 있는 물품을 ‘수출무역관리령’을 통해 규제하고 있으며, 이 법령에 기초해 안보상 우호국을 백색국가로 규정하고 각종 수출 규제를 완화해 준다.

또한, 핵확산금지조약(NPT) 등 국제 조약을 지키고 관련 법령이 정비돼 있으며, 관련법을 적절히 운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국가를 백색국가를 지정하고 있다.




일본이 지정한 백색국가는 오스트리아를 비롯해 벨기에, 불가리아, 영국, 덴마크, 핀란드, 프랑스 등 유럽 21개국과 호주와 뉴질랜드 등 오세아니아 2개국, 남미 1개국, 북미 2개국이었고, 아시아 국가 중 한국이 유일한 백색국가로 지정된 나라였다.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지금 한국 정부도 조치를 취했다.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한 지 3주 후 한국 정부도 일본을 수출 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수출통제 제도 개선을 위해 추진해 온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개정안을 관보에 게재하고 시행에 돌입했다.



동시에 한국 정부는 일본을 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한 것은 일본 측의 조치에 대한 보복 맞대응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일본이 정치적 목적으로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등 수출 제도를 원칙과 다르게 운용해 국제 공조가 어려워졌기 때문에 취한 조치임을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기존 화이트리스트에 해당하는 ‘가’ 지역에 있던 일본은 새로 만들어진 ‘가의 2’ 지역으로 분류됐고, ‘가의 2’ 지역에는 일본만 속하며 기존의 ‘나’ 지역 국가와 같은 수준의 수출통제 기준을 적용받는다.

도한, 일본으로의 수출 허가를 받는 심사 기간은 기존 5일 이내에서 15일 이내로 늘어나고 포괄수출허가 유효기간도 3년에서 2년으로 줄었다.



정부는 개정 내용이 담긴 개정안 시행에 앞서 행정예고를 통해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수렵한 결과 찬성 의견이 91%로 집계된 것으로 나타났다.

개정안 시행과 함께 정부는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개정에 따른 우리 기업의 영향이 최소화 되도록 지원하고, 향후 대일 수출허가 지연으로 우리 중소기업의 애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전담심사자를 배정해 신속한 허가를 지원 하겠다”라고 전했다.

반면, 한국의 개정 발표에 일본 스가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 정부가 일본을 백색국가에서 배제하려는 조치와 관련해 그 근거나 상세한 내용을 한국 정부에 문의했지만, 한국 측에서 충분한 설명이 이뤄지지 않았다”라며,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에 대해 지극히 유감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일본이 대화 제의가 없었었으며, 요청이 있을 시 언제라도 대화의 준비가 되어 있다고 뜻을 밝혔다.

◆ NO Boycott Japan

한국과 일본의 감정이 골이 점점 깊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국민들이 똘똘 뭉쳐 힘을 모으기 시작했다. 일본의 경제 보복에 국민들이 들고 일어선 것이다.

물론 타 국의 규제를 우리 국민들이 바꿀 수는 없지만, 우리만의 방식으로 조치를 취하고 나선 것이다. 그리고 그 힘은 상당히 위대했다.



‘NO Boycott Japan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라는 문구를 걸고 불매운동이라는 방법을 선택한 우리 국민들은 최대한 일본산 제품을 사용하지 않으려 노력했고, 일본 여행도 자제하고 있는 중이다.

작은 힘이 모여 큰 효과를 보고 있는 불매운동은 자동차 업계까지 번지고 말았다. 한국에 진출해 있는 혼다를 비롯한 렉서스, 닛산 등의 일본 브랜드의 차들의 구매를 자제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는 이미 소유하고 있던 일본 브랜드 차들을 처분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는 상황이다.

한 매체의 조사에 따르면, 불매운동 이후 중고차 시장에 기존 대비 60% 이상의 일본차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뿐만이 아니다. 점차 격해지는 감정으로 인해 불편한 사건들이 발생하기도 했다. 단순히 일본차가 눈에 보인다는 이유로 멀쩡히 서있는 차에 테러를 가한 것이다.

불매운동은 잘못된 것이 아니지만, 타인의 차에 테러를 가한다는 것은 분명 잘못된 행동이다.

최근 발생한 테러의 이유는 아주 간단했다. 일본차가 눈에 보였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이는 그릇된 행동인 동시에 처벌을 받을 수 있는 범법 행위이기도 하다.
 
만약, 차량에 테러를 가했다면, 테러를 가한 가해자는 ‘재물손괴죄’를 적용받는다.
 
형법 제366조(재물손괴 등)에 다르면, ‘타인의 재물, 문서 또는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을 손괴 또는 은닉 기타 방법으로 기 호용을 해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명시되어 있는 법에 따라 차량 피해의 고의성이 인정되고, 차량 본래의 효용을 감소시키는 행위를 가했다면 가해자는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

또한, 피해를 입은 차주는 발생한 수리비 혹은 복원 비용을 민사소송을 통해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도 있다.

게다가 2인 이상의 집단이 위험한 물건을 이용해 피해를 입혔을 경우 형법 제267조에 따르면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해 손괴죄를 범한 때에는 5년 이하의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타인의 차량에 피해를 주는 행위는 법에도 명시되어 있는 엄연한 범죄이기 때문에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다. 게다가 자칫 잘못하면 불매운동의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불매운동은 자동차 업계뿐만 아니라 정비업계에서도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최근 한국자동차전문정비사업조합(이하 카포스)에 소속된 정비 업소들은 ‘일본 차량의 정비를 진행하지 않는다’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전국 각지에 분포하고 있는 카포스 정비 업소들 역시 불매운동에 힘을 실어주며 일본의 불합리한 행동에 맞선 것이다.



◆ 눈물 흘리는 일본 브랜드
일본 수출규제라는 불씨에서 시작된 불매운동은 빠른 속도고 확산되고 있고, 그로 인해 한국에 진출해 있는 일본 브랜드들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된다면 한국 시장에서의 존폐 위기까지 갈 수 있는 아찔한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최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8월 수입 승용차 신규등록대수는 1만 8,122대로 전년 같은 기간(1만 9,206대) 대비 5.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누적등록대수는 14만 6,889대. 지난해와 비교하면 약 18% 줄어든 수준이다.



8월 신규등록대수 중 렉서스와 토요타, 혼다, 닛산, 인피니티 등 총 5개 일본 브랜드의 총 판매량은 1,398대로 3,247대를 기록했던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무려 56.9%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점차적으로 판매량이 감소하고 있는 일본 브랜드들의 판매량을 월별로 살펴보면, 6월 판매량과 7월 판매량 대비 각각 68.9%, 55.5% 줄어들었다.

국내에서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던 모델들의 판매량을 보면, 렉서스의 SUV 라인업인 UX와 NX, RX는 지난 6월 각각 168대, 281대, 115대가 팔렸다.

그러나, 일본의 경제 보복이 발생한 7월에는 UX가 91대로 6월 대비 45.8% 감소했고, NX와 RX는 각각 45.8%, 45.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RX의 경우에는 상위 50위에도 들지 못하는 등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또한, 토요타의 캠리 역시 7월을 기준으로 392대가 팔리며 6월 대비 24.9%의 하락세를 보였다.

게다가 새로운 모습으로 국내 시장에 등장했던 신형 라브-4는 신차효과는커녕 오히려 37.5%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가장 큰 폭으로 하락세를 기록한 브랜드는 닛산이다. 닛산의 경우 지난 8월 총 58대가 팔리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판매된 기록인 459대에 비해 87.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올해 3월 개막한 2019 서울모터쇼에서 공격적인 신차 발표 계획과 함께 출시를 예고한 알티마는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

불매운동의 여파로 시승 행사는 돌연 취소되면서 출시 여부가 불투명해지기도 했었다.

게다가 닛산의 한국 시장 철수설까지 나돌면서 말 그대로 벼랑 끝으로 내몰리게 된 것이다.

철수설에 휩싸인 닛산은 신형 알티마를 조용히 출시하면서 철수설을 일축했다. 하지만, 신형 알티마의 등장에 소비자들은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출시 기사에는 부정적인 의견들의 댓글들이 달리면서 꽃길이 아닌 가시밭길을 걷게 되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중고차 시장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중고차 서비스 업체인 헤이딜러는 렉서스 ES300h와 토요타 캠리 등의 일본 브랜드 대표 차종들에 대한 중고차 딜러들의 입찰 수가 최대 30%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조금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렉서스 ES 300h는 평균 딜러 입찰 수가 12.8명에서 8.9명으로 30% 줄어들었고, 인피티니 Q50과 토요타 캠리가 각각 25%, 15% 감소했다.
 
일본 브랜드 차를 찾는 딜러는 감소한 반면, 중고차 시장에 나온 일본 브랜드 차종은 오히려 62%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인피니티 Q50의 경우 지난 6월 1일부터 21일까지 30대 수준이었으나, 불매운동이 시작된 후인 7월 1일부터 21일까지를 살펴보면, Q50이 68대가 출품됐고, 캠리는 23대에서 38대로 65%, 알티마는 35대에서 53대로 49% 증가했다.

이번 조사는 올해 6월 1일부터 21일까지 불매운동 전 3주 기간과 7월 1일부터 21일까지 불매운동 후 3주 기간을 분석하는 방식이며, 차종은 일본 브랜드 중 판매량이 가장 높은 닛산 알티마와 토요타 캠리, 렉서스 ES300h, 인피니티 Q50, 혼다 어코드 등 총 5개 모델을 대상으로 진행됐다는 게 헤이딜러의 설명이다.

한편,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시작된 불매운동이 신차 시장뿐만 아니라 중고차 시장에도 엄청난 영향을 주고 있다”라며,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에는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전했다.

◆ 일본은 울고 다른 곳은 웃었다
불매운동으로 인해 일본 브랜드의 판매량이 반 토막 나며 질주에 급제동이 걸려 주춤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격적인 프로모션과 신차 발표로 인해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브랜드들이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일본 브랜드의 어려움으로 얻을 수 있는 반사이익이 수입 브랜드 보다는 국산 브랜드로 돌아갈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으며, 불매운동의 최대 수혜자로 현대차를 꼽기도 했다.



현대차의 경우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내수 시장에서 35만 4,381대를 판매하면서 지난해 상반기 대비 8.4% 늘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2달 연속 베스트셀링 카에 오른 신형 쏘나타와 그랜저 등 세단의 인기와 다양한 신차에 대한 반응이 이끌어낸 결과라 볼 수 있다.

또한, 친환경차 점유율이 높았던 일본 브랜드에 적신호가 켜지면서 최근 출시한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K7 프리미어 하이브리드 등과 같은 모델들이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본 브랜드를 제외한 수입 브랜드들 역시 모두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독일 브랜드의 8월 신규 등록대수는 총 1만, 2,103대를 기록하며 전년 동월 대비 24.3% 증가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23.3%, 80.1%의 성장세를 기록하며 수입차 판매 1, 2위 자리를 지키며 불매운동의 반사이익을 얻어냈다.

또한, 푸조의 경우 불매운동이 시작된 7월과 8월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판매량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푸조가 내걸었던 7월 프로모션을 보면, 새롭게 출시한 푸조 508 GT 라인의 경우 60개월 장기 무이자 할부 프로그램과 엔진오일 소모품 교체 7회를 지원했었고, 308과 2008, 5008 GT 라인 구입 시에는 휴가비 100만 원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했다.

또한, 8월의 경우 광복절을 맞이해 ‘815 특별 프로모션’이라는 이름으로 508과 3008 구입 시 최대 550만 원을 지원하고, 5년/10만 km 엔진 오일 관련 소모품 지원을 하기도 했다.

교묘하게 불매운동 시기와 광복절이 맞물려 최대의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잡았던 것이다.



◆ 어지러운 사태가 장기화되지 않기를..,
유독 일본과의 잡음이 많은 한국. 광복 이래 가장 큰 이슈로 꼽힐 정도로 사태가 점점 악화되고 있고, 국민들의 분노는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어지러운 상황일수록 주변에 휩쓸리기보다는 냉철한 판단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경제 보복에 대한 불매운동이 장기화될 경우 ‘강대강’ 전략으로 이어져 피해를 받는 한국기업 혹은 수출규제 품목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서로의 입장을 정확하게 밝히고, 잘잘못을 가리는 방향을 선택하거나 서로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전략을 제시하는 게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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