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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IssueⅡ/대체부품을 통한 위기 극복 0
등록자 조진영기자 작성일자 2018-11-21 오후 12:30:52

 

국내 자동차 부품 시장, 어디까지 알고 있는가?

대체부품을 통한 위기 극복


최근 완성차 제작사들은 대부분의 정비용 부품에 한해 디자인보호권을 등록하고 있다.

이에 일반 부품 업체들은 규격에 맞는 제품을 생산해내지 못하며 위기에 직면했다. 허나,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는 옛말처럼, 모든 길은 반드시 바른길로 돌아가는 법.

한국자동차부품협회를 통해 대체용 부품의 품질을 인정받을 경우 법망의 그늘을 벗어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됐다.

뿐만 아니라 정부와 각 기관은 국내 자동차 부품 업계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각종 제도와 법안을 마련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펼치고 있다.

디자인보호법으로 발목 잡힌 국내 자동차 부품 시장의 실태를 알아봤다면, 대체부품 인증제도와 해외 사례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극복해낼 수 있는 마지막 이야기를 준비했다.

◆ 유명무실 대체부품 인증제, 그 결실을 맺다
지난 2015년 국토부와 한국자동차부품협회는 대체부품 인증제도를 도입했다.

이 제도는 완성차 제작사에서 출고된 자동차에 장착된 부품과 품질이 동일하거나 유사한 부품을 대상으로 국토부에서 지정한 인증기관인 한국자동차부품협회로부터 대체품의 성능과 내구성에 대해 검증받을 경우 ‘KA 씰 로고’를 발급하여 품질을 보증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검증된 고품질의 제품을 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할 수 있으며, 정비업계 종사자들 또한 정비수가가 줄어 소비자들의 부담을 줄이고 나아가 일거리가 증진되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허나, 지난 호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현재 완성차 제작사들은 대부분의 정비용 부품에 대해 디자인보호권을 등록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자동차 부품산업 발전의 도약을 제지함을 물론, 대체부품 인증제도의 시행 및 활성화에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이 된다.

더군다나, 완성차 제작사들은 디자인보호법을 15년에서 최대 20년으로 강화하도록 주장하고 있어 일반 부품 업체 제품의 유통 제지와 함께 소비자의 선택권까지 침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암담한 상황 속에서 국토부는 완성차 제작사들과 부품업계 간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관련 업체들과 함께 10여 차례의 토론과 중재를 주재한 바 있으며, 그 결과 양 업계는 국내 자동차 부품 업계 활성화와 소비자의 권익 증진을 위한 결실을 맺게 됐다.

지난 9월 7일 국토부와 한국자동차부품협회,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자동차 부품의 제한된 디자인권의 보호 수준에 대한 상호 협의’에 관한 내용을 골자로 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완성차 제작사는 현 최대 20년의 디자인보호 기간을 자동차 보수용 부품 중 국내 제조사 및 대체부품 인증품목에 한해 제외시키기로 했다.

또, 국내·외 대체부품 산업 관련 제도와 현황 등에 대해 공동 조사 및 연구를 상호 간 함께 추진해나갈 예정이다.

자동차 부품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대체부품 시장이 활성화될 경우 자동차 수리비와 보험료도 함께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며, 일반 부품 업체들은 독자적인 자가 브랜드 개발·생산이 가능해져 자동차 업계의 동반성장까지 촉진될 것으로 분석된다.

각 기관은 물론 정부 차원에서도 대체부품 활성화를 위해 지속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 9월 28일 역시 성일종,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의 주최로 국회의사당 제 1세미나실에서 ‘대체부품 인증제도 활성화와 개선방안’을 주제로 정책세미나가 개최됐다.



충청남도와 교통안전공단, 한국자동차부품협회, 초이스경제신문이 주관하고 국토교통부, 보험개발원, 중소기업중앙회 등이 후원한 이번 토론회에는 많은 정계 인사들이 참석해 국내 자동차 부품 산업이 처한 현주소를 지적하고 이에 대한 방안을 모색했다.

특히,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이주영 국회부의장은 “자동차 부품 산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대체부품 인증제도와 같은 정책이 성공적으로 정착되고 대기업 종속화와 불공정 하도급 거래구조 등의 현상이 개선되어야 한다”라며, “이번 토론회에서 나온 방안을 중심으로 입법하는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에 기여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아울러 이근태 한국자동차부품협회 이사는 “최근 현대·기아자동차 등 완성차 제작사의 매출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며, “자동차 부품업계의 붕괴는곧 자동차산업 전체의 어려움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사실을 제작사들도 인식해야 한다”라고 말해 대체부품 활성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해외 사례를 통한 변혁 모색
한국자동차부품협회에 따르면 국내 애프터마켓 시장 규모는 전체 완성차 시장 93조 5,000억 원의 5.6%에 해당하는 5조 2,000억 원 수준으로 해외 주요 선진국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먼저, 미국 애프터마켓 시장의 경우 전체 완성차 시장의 34%를 차지하는 70조 2,000억 원 규모이며, 그 중 대체부품으로 사용되는 비중은 약 16%~20%를 차지한다.

이 수치는 완성차 제작사로 독점된 국내 자동차 부품 업계와 상반된 시장 구조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정비용 부품에 디자인보호권이 등록된 것과 달리 미국의 경우 디자인보호법이 존재하기는 하나, 완성차 제작사가 해당 법령에 따른 권리를 주장한 사례는 드물다.

또, 1993년부터 2012년까지 약 5,160만 개의 인증부품이 사용됐으며, 소비자 불만 접수는 전체 부품 사용 건수의 0.035%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OEM(주문자 상표 생산) 부품을 일명 ‘순정품’으로 착각해 대체부품을 마치 질 낮은 제품으로 잘못 인식하고 있는 대다수의 한국 소비자들과는 상반된 모습이기도 하다.
 
이처럼 국내 자동차 부품 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완성차 제작사와 소비자 모두의 변화가 필요한 것이다.

일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일본 자동차 부품 시장의 규모는 총 191조 원 규모이며, 이 중 보수용 OEM 부품을 제외한 일본 부품 업체의 애프터마켓 시장 규모는 23%를 차지하는 약 26조 원 수준이다.



특히, 지난 1972년 설립된 ‘일본자동차부품협회(JAPA)’를 통해 대다수의 소모성 부품이 인증되며, 자체 품질 기준에 의해 인증된 부품은 ‘우량 부품(Superior Parts)’으로 선정돼 전국적으로 공급된다.

우량 부품의 경우 완성차 OEM 부품으로 완성차 제작사에 납품되거나 독립 유통 업자를 통해 일반 소비자들에게 공급되며, OEM 부품 가격의 약 60~70%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다.

여기서 국내 자동차 부품 업계가 본받아야 하는 점은 OEM 부품과 우량 부품이 유통 경쟁 체제를 갖추면서 더욱 품질 높은 부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되고 가격 경쟁력까지 갖춰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줄인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독일의 경우는 교체용 부품 시장의 경우 사실상 자유화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2003년 독일 완성차 제작사 대다수는 유럽 디자인보호법의 자국 법령 도입 후 독자적 교체 부품회사가 존재하고 있는 기존 시장의 상태를 유지하겠다고 의사를 밝히면서 디자인보호권을 기반으로 한 법적 소송은 물론, 애프터마켓 서비스 시장 및 유통회사가 차지한 시장의 범주를 넘어서지 않을 것이라고 자발 서명한 바 있다.



실제 독일 법무부 장관이 독일연방무역협회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겠다는 자동차 제작사의 서약 준수 의사가 재확인되기도 했다.

현재 독일의 자동차 부품 시장에서 완성차 제작사를 제외한 독자 회사 제품이 70% 이상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며, 완성차 제작사는 2003년 이후 부품제작사를 상대로 별도의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같은 해외 주요 선진국의 사례를 표본 삼아 국내 자동차 부품 시장도 완성차 제작사 중심이 아닌 일반 부품 업체를 기반으로 함께 발전해나갈 수 있는 기반을 갖출 필요가 있다. 그래야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이 전반적으로 발전해나갈 수 있을 테니 말이다.

◆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이렇게 해외 주요 선진국의 자동차 부품 업계는 완성차 제작사와 일반 부품업체가 상호 협력하고 상생하는 악어와 악어새 같은 체계를 갖추고 있다.

반면, 국내 자동차 부품 시장은 대기업의 독점 아래 피라미드 형태의 먹이사슬로 이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국내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9,519개 중 완성차 제작사와 자회사 협력업체 883개를 제외하면 90.7%인 8,636개가 중소 부품업체다.

허나, 중소 부품업체가 9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완성차 제작사를 비롯한 자회사들이 전체 시장의 70% 수준의 매출을 차지하고 있는 점은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 호와 이번 호까지 총 2개의 챕터로 나눠 이야기를 풀어낸 것은 많은 독자들이 잘못된 국내 부품 시장 구조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대체부품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제고하기 위함이다.

법적규제 완화로 일반 부품업체도 대체부품을 인증 받는 다면 디자인보호권의 법망을 피해갈 수 있는 대책이 마련되기도 했지만, 아직까지 대다수의 소비자와 정비업계 종사자들은 대체부품을 품질 낮은 제품으로 오인하고 꺼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해외 시장의 사례처럼 단 시간 내에 변화를 이끌기란 많은 어려움이 따르겠으나, 많은 업계 종사자와 소비자들은 대체부품에 대한 시선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OEM 제품(순정품)과 대체부품 사이에 경쟁이 촉진돼 더욱 품질 높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며, 경쟁성 확보를 위해 생산품의 가격도 낮출 수 있을 테니까. 모두가 다각화된 관점으로 대체부품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한다면 언젠가는 국내 자동차 산업도 주요 선진국처럼 성장해 있을지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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