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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IssueⅠ/미세먼지로 위기를 맞은 정비업계, 마지막 이야기 0
등록자 조진영 기자 작성일자 2018-11-21 오후 12:17:37


미세먼지로 위기를 맞은 정비업계 마지막 이야기

정부의 환경정책, 과연 올바르게 시행되고 있는가?




조기폐차와 배출가스 저감장치 장착 등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각종 정책과 사업이 활성화되면서 소비자들은 신차를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오래된 노후 경유차를 보다 안전하게 탈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자동차 정비업계 종사자들은 조기폐차로 인해 일감이 감소됐음은 물론, 대기오염물질을 줄이기 위한 각종 사업이 특정 소수와 무자격자들에게 배분되고 있다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



더군다나 정부와 지자체는 명확하지 않은 기준으로 무자비하게 조기폐차를 진행해 국고의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정비업계 종사자들의 말처럼 엄격하지 못한 기준으로 국민의 혈세가 낭비되고 있는 것일까?




미세먼지로 위기를 맞은 정비업계의 마지막 이야기로,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정책들이 과연 올바르게 시행되고 있는지 현장에 나가 자세히 알아봤다.

◆ 조기폐차,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조기폐차가 이루어지는 과정을 정확히 살펴보기 위해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인선모터스를 찾았다.

인선모터스는 국내 최대 규모의 폐차장으로, 지난해 기준 2만 6,818대 차량을 매집·해체한 바 있다.



취재를 위해 방문했던 날 역시 수 백여 대의 차량이 폐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폐차장에 차량이 입고되면 차량번호와 모델명, 연식 등 기본적인 차대 정보와 함께 폐차 방식, 해체 여부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스티커가 부착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폐차 방식이다. 폐차 방식은 일반폐차와 조기폐차 등으로 구분되는데, 번거로운 절차 없이 진행되는 일반폐차와 달리 조기폐차의 경우에는 엄격한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조기폐차 신청 차량 중 자동차 종합검사 결과표 상 관능검사 적합 판정을 받은 차량을 대상으로 각 지자체 담당공무원이 폐차장에 직접 방문해 정상 운행가능 판단을 해야 최종 지원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조기폐차를 신청한 차량의 대수가 예년 대비 10배 가까이 급증함에 따라 합격 적합 기준이 점점 더 강화되고 있는 실정이며, 지난해 평균 합격률이 70%였던 것에 비해 올해는 평균 60% 이하 수준을 보이고 있다는 게 인선모터스 관계자의 설명이다.



인선모터스의 하루 평균 폐차 대수는 100대다. 이에 반해 조기폐차는 10% 수준의 못 미치는 10대 미만이다. 현재는 이마저도 지자체의 예산이 모두 소진돼 폐차를 진행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

하지만 옛 속담에 가는 날이 장날이라 했던가. 취재 당일 공교롭게도 조기폐차를 앞두고 있는 차량 한 대가 입고돼 있었다. 해당 관계자들이 모두 모인 후 조기폐차 진행 사항에 관한 세부적인 설명을 듣게 됐다.



우선 조기폐차 진행 전 소유주는 노후 차량 보조금 지급대상 확인서를 한국자동차환경협회(이하 협회)에 제출·확인한 후 자동차의 등록을 말소해야 한다.

말소 후 보조금 지급 청구 서류(말소등록증, 조기폐차 대상 차량 확인서, 통장사본)를 협회에 제출하게 되면 협회는 다시 해당 지자체에 보조금 지급 청구 서류를 제출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지자체에서 담당 공무원이 폐차장에 방문해 정상 운행 가능 판단을 하고 최종 지원 대상 여부를 판단하게 되는데, 이 날 진행된 작업이 바로 그 현장인 것이다.



먼저 해당 지자체 담당 공무원은 접수된 보조금 지급 청구서류와 해당 차량이 차대번호를 대조해 상이 여부를 확인한다.

이어 내·외관을 꼼꼼히 살피며 주요 부품의 결함 여부를 판별함과 동시에 차체 부식과 침식, 전손 이력 등을 점검한다.



이후 엔진과 변속기 등의 가동 여부를 판단하고 시운전을 통해 차량의 문제없이 운행된다면 까다로운 모든 심사를 끝을 맺는다.

모든 심사를 마친 차량은 해체 여부가 결정된 후에 폐차장 내로 인계되는데, 해체 여부가 결정될 경우 상태에 따라 사용 가능한 엔진과 변속기, 타이어 등을 일일이 분해해 중고부품과 재제조품으로 시중에 납품된다.

만약 완성차에 준하는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면 해외 각국에 수출되거나 인선모터스 중고부품·쇼핑몰을 통해 판매되기도 한다.

◆ 무자격자들로부터 이뤄지는 매연저감장치 사업?
현장에 나가 직접 확인해본 결과, 조기폐차 사업의 경우 접수부터 말소까지 해당 담당자들의 체계적인 절차를 통해 이뤄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렇다면 매연저감장치(DPF) 부착 사업의 경우는 어떨까? 수도권 지역에서 운행되는 노후 경유차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이고 미세먼지와 이산화질소를 선진국 주요 도시 수준으로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된 DPF 부착 사업은 2005년 12월 31일 이전 생산·등록된 모든 경유차 중 저공해 조치 명령 통보를 받은 자동차를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다.

특히,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강변북로를 비롯해 올림픽대로, 서부간선도로, 북부간선도로 등 총 13개 지점에 단속카메라를 설치해 노후 경유차의 수도권 진입 제한과 함께 저공해 조치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올해는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린 240억 원의 예산을 편성해 노후 경유차뿐만 아니라 건설기계 1,978대를 대상으로 최대 935만 원부터 2,527만 원까지 보조금을 지급해 저공해 사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여기서 문제는 DPF 부착과 클리닝 등 저공해 조치 사업이 전문정비업과 무관한 특정 소수와 무자격자 등으로부터 이뤄지고 있다는 정비업계의 반발이다.

어떤 기준에 의해 자격자를 선정하고 예산을 편성하는지 정확한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먼저 저공해 조치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관할 부처와 지자체에 취재 협조를 요청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해당 제작업체와 수리 업소에 문의하라는 냉담한 반응뿐이었다. 그리하여 환경부에서 인가받아 DPF 장치를 점검·수리하는 서울의 한 정비 업소를 직접 방문했다.

해당 정비 업소 관계자에 따르면 DPF 장치 부착은 한국교통안전공단 산하의 검사소를 비롯해 장치 제작사가 지정한 정비 업소를 통해 이뤄지며, 수리는 대부분 전국 지정 폐차 사업소와 소수의 정비 업소에서 이뤄진다. 



“DPF 장치 부착과 클리닝 등 저공해 조치 사업이 전문정비업과 무관한 특정 소수와 무자격자 등으로부터 진행되고 있다는 게 사실인가?”라는 질문에 해당 정비 업소 관계자는 “매연저감장치를 비롯해 장착 이전 매연을 측정하고 분석하는 장비 자체가 수 천만 원에서 많게는 억 단위를 호가하는 고가의 장비이기 때문에 해당 부처와 지자체의 지원이 필요하다”라며,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업소의 규모와 장착자의 자격요건에 적합해야하기 때문에 규모가 작은 대다수의 일반 정비 업소는 자격 요건에서 제외되기 십상이다”라고 말했다.

현장에 나가 확인해본 결과, 저공해 조치 사업이 불특정 다수에 의해 진행되는 것은 맞지만 무자격자들에게만 일거리가 배분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저공해 조치 사업에 포함되는 DPF 클리닝과 저공해 엔진 개조, 장치반납 등은 전문적인 정비 기술을 요할 뿐만 아니라 정식 허가·인증 받은 사업장에서 진행하기 때문이다.



물론, 법망을 어기고 사업장을 벗어나 출장 정비를 일삼고 명확한 기준 없이 시행하는 일부 업체가 있기 마련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업체가 이와 같지는 않을 것이다.

해당 정비업소 관계자 역시 동종업계 종사자로서, 정비업계 관계자들이 힘을 모아 현실적인 제도 개선에 힘을 싣을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덧붙였다.

◆ 어떤 대처가 필요할까?
미세먼지가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면서 정부와 정비업계와 뜻밖의 대립을 맞이했다.
 
정부는 보다 깨끗한 환경을 조성하고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노후 경유차를 뿌리 뽑을 수밖에 없고, 정비업계는 일거리 수단 중 하나인 노후 경유차를 지킬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육탄전이 벌어지는 만큼 심각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이미 지난 6월 27일 업계 종사자 약 1만 5,000여 명이 여의도 거리로 나와 줄어드는 일거리로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범국민적 호소를 펼친 바 있다.

이로 인해 정부 차원에서도 일거리 증진을 위한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미세먼지에 관한 실질적인 대처는 미비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공영방송에 나오지 않아 효과가 없었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지만, 이미 관계 부처와 기관은 정비 업계의 요구 사항에 대해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묵인했다는 것이 정비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정비업계는 앞으로 어떤 대처가 필요할까? 우선 정부와 각 부처에 개선 가능한 해결책을 요구하는 게 가장 합리적인 방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배출가스 검사 제도를 강화함과 동시에 일부 차종에 한해 DPF 장착 차종의 범위를 확대 시키고, 매연을 줄일 수 있는 인젝터와 EGR 밸브, 과급기와 같은 고가의 부품 수리 시 증빙할 수 있는 자료를 첨부해 비용을 지급받을 수 있는 등의 현실적인 제도 개선을 요구한다면 정부와 각 부처에서도 묵인하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다.

더불어 배출가스에 영향을 미치는 부품이 대부분 고가에 속하기 때문에 제작사 차원에서 이에 대한 제품의 가격을 낮춘다면, 소비자는 부담이 줄어들고 정비업계는 일거리를 창출할 수 있는 방안이 될지 모른다. 그래야 이 힘든 시기도 언젠가는 지나갈 수 있을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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