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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 중국차의 재도약 0
등록자 조진영 기자 작성일자 2018-06-15 오후 12:34:29



재도약을 꿈꾸는 중국차의 한국 진출기



야심차게 한국 땅을 밟았던 중국차. 합리적인 가격을 무기로 성공적인 진출을 꿈꿨으나 그 결과는 처참했다. 하지만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 했던가.

품목을 늘리고 가격은 낮춰 다시 국내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과연 중국차는 한국에 둥지를 틀 수 있을까?

◆ 부푼 꿈은 실패로 돌아오다
중국은 철강과 석탄, 시멘트를 비롯한 220가지 공산품 생산량이 전 세계 1위인 강국이다. 자동차 생산은 말할 것도 없다.



중국자동차산업협회(CAAM)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중국 자동차 생산·판매량은 2,800만 대 수준으로 2009년 이후 세계 1위 자리를 꾸준히 지키고 있다.

중국 내에서는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높은 판매량을 보이고 있지만,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는 유독 맥을 못 추고 있다.



지난 2012년 상하이 ‘자룽(Jarlung)’ 그룹의 자회사인 선룽버스는 25인승 버스인 ’듀에고 EX’를 통해 한국 상용차 시장의 문을 두드리며 중국 자동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꿀 수 있을 것으로 보였으나, 2014년 국토교통부의 자동차 차기 인증적합조사 결과, 최고속도제한 장치를 비롯해 방향지시등 색도, 좌석 안전띠 고정 장치, 좌석안전띠 버클 위치, 제원 중량 등 총 5가지 부분이 자동차 안전기준에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강제 리콜 신세를 면치 못했다.



선룽버스를 비롯해 중국 내수 승합차 부문 판매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진베이’ 또한 15인승 밴 ‘하이스’를 통해 한국 시장에 진출할 계획을 밝혔지만, 자금력과 인증, 법률 등의 문제로 무산되고 말았다.

중국 자동차의 한국 시장 진출은 상용차뿐 만 아니었다. 지난해 1월 야심찬 도전을 알렸던 북기은상 ‘켄보 600(KENBO 600)’라는 SUV도 있었다.



당시 현대 싼타페와 기아 쏘렌토, 르노삼성 QM6 등 능력이 출중한 경쟁 모델이 자리하고 있는 국내 중형 SUV 시장을 겨냥해 2,000만 원이 채 안 되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많은 관심을 이끌어냈다.

실제로 켄보 600은 중국자동차안전도평가(C-NCAP)의 충돌시험평가에서 총 54.8점을 기록해 별 다섯 개의 최고 등급을 획득하기도 했으며, 국내에서도 출시 초기 초도 물량 120대를 모두 완판하는 저력을 보였기 때문에 꽤나 성공적인 데뷔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허나,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통계 자료에 따르면 켄보 600의 지난해 총 판매량은 396대로, 북기은상의 공식 수입사인 신원CK모터스(구 중한자동차)가 연 목표 판매량으로 내세웠던 3,000대의 10분의 1 수준에 그치고 말았다.



한·중 갈등과 사드 문제 등 불운을 피해가지 못한 것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상품성과 중국차에 대한 이미지 탓에 중국 SUV 차량의 한국 진출은 참담한 실패로 끝을 맺었다.

◆ 다시 시작된 도전
최근 들어 중국 자동차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과거 뼈아픈 진출 실패의 맛을 봤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자동차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다.



중국 내 2위 자동차 그룹인 ‘동풍자동차그룹(Dongfeng Motor Corporation)’의 수출 전문 계열사 ‘동풍소콘(DFSK)’이 한국에 발을 딛은 것이다.

유럽과 아프리카, 중동, 동남 아시아 등 전 세계 70여 개국 수출과 동시에 연간 50만 대 이상의 생산량을 갖추고 있는 동풍소콘은 국내 유일 중국자동차 전문 수입·판매 업체인 신원CK모터스와의 독점 계약을 통해 성공적인 한국 진출을 꾀하고 있다.

지난 5월 10일 서울 송파구 가든파이브 광장에서 열린 신차발표회에서 그 증거를 찾아볼 수 있었다.



신원CK모터스는 신차발표회를 통해 동풍소콘의 중형 SUV ‘글로리(Glory)’를 국내 최초 공개했다.

글로리 시리즈는 2010년부터 중국 내 시장 점유율 3위를 유지하고 있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모델이다.

특히, 지난해 중국 내 ‘글로리 580’ 단일 차종으로 17만 6,000대를 판매하는 저력과 함께 20개월 이상 7인승 판매 1위라는 기록까지 달성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현대 싼타페를 비롯해 기아 쏘렌토와 경쟁을 펼칠 예정이며, 경쟁 모델이 3,000만 원이 넘는 가격 군을 형성하고 있는 반면, 글로리 580은 약 30% 가량 저렴한 2,000만 원 초반대로 출시를 준비하고 있어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는 게 신원CK모터스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뿐 아니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글로리 PHEV는 1회 주유로 최대 900km까지 주행 가능하고, 리튬-이온 배터리를 완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시간에 불과하다.
 



이를 통해 신원CK모터스는 켄보 600으로 이루지 못했던 국내 중형 SUV 시장의 성공적인 진출을 꾀하고 있으며, 가솔린 모델은 올해 하반기, PHEV 모델은 내년 초 출시를 예고했다.

중국 자동차가 국내 시장 공략을 위해 내세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동급 모델 대비 저렴한 가격이다.

신원CK모터스도 이런 이점을 잘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글로리와 함께 공개된 경상용차 ‘K01’과 화물 밴 ‘C35’ 등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생계를 위해 눈물을 머금고 자동차를 구입하는 소상공인들에게 저렴한 가격보다 더한 메리트는 없을 테니 말이다.

특히, 현대 포터와 한국지엠 라보의 사이를 메우는 K01은 경상용 차에서 보기 힘든 차체자세제어시스템(ESC, EBD, ABS)과 운전석·조수석 에어백, 경사로밀림방지(HAC), 구동력제어시스템(TCS) 등 운전자의 안전을 고려한 편의장치가 대거 적용됐으며, 한국지엠 다마스와 현대 스타렉스 중간 크기인 2, 5인승 밴 C35는 1,500만 원 대의 비교적 낮은 가격으로 형성돼 소상공인을 비롯한 자영업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 포터와 기아 봉고가 독식하고 있는 소형 트럭 시장에도 지각변동이 예상됐다. 동풍소콘의 소형 트럭 C31(싱글캡)과 C32(더블캡)이 그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

싱글캡 기준 포터와 봉고가 각각 1,500만 원, 1,400만 원 대를 형성하고 있는 반면 C31은 약 200만 원 이상 저렴한 1,250만 원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또, 소형 트럭 구매자들의 대부분은 화물 운송과 공사 작업 등 생계와 밀착된 목적으로 차량을 구입한다. 이 때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적재함의 크기다.



이 역시 더블캡 기준 2,2260mm로 동급 2,185mm 수준보다 100mm 가량 긴 길이를 가지고 있다.

가격과 효율성이 흥망성쇠를 좌지우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소형 트럭 시장에서 포터와 봉고 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던 소비자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무서운 줄 모르고 치솟는 신차 금액 등을 감안한다면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 올만 하다.




◆ 앞으로 가야할 길
자동차를 구매함에 있어 품질과 가격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서비스 네크워크다. 중국 자동차가 국내에서 크게 성공을 거두지 못한 이유 중 하나인 서비스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사실 중국 자동차 의 경우 대부분 일반 정비업체와 협약을 맺어 사후 A/S를 진행하고 있어 여타 제작사 등에 비해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받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재도약에 나선 신원CK모터스가 풀어나가야할 숙제인 것이다. 2018년 5월 기준 전국 30여 개 전시장 및 114개소의 전문정비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지만, 유명 제작사 수준의 지정 서비스센터는 갖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런 문제점들을 보완한다면 국내 도로에서도 중국 자동차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다시 시작된 중국차의 새로운 도전 역시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엄연한 수입차임에도 불구하고 국산차 대비 저렴한 가격에 수준 높은 편의장비, 부족함 없는 성능 등을 갖췄지만, 중국 자동차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와 편견이 국내 소비자들의 뇌리에 깊게 새겨져 있기 때문이다.

중국 자동차라고 하면 대부분 해외 유명 제작사의 디자인을 모방한 일명 ‘짝퉁(?) 자동차’의 이미지가 그려지곤 하며, 품질에 대한 문제 역시 잘못 각인된 이미지로 오해를 사기 충분하다.

하지만 이것들은 수많은 면 중 단면만 비춰진 것일 뿐, 속내를 들여다보면 삐뚤어진 시선으로만 볼 일은 아니다.



중국 자동차 업계의 기술력은 해를 거듭할수록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향후 등장하게 될 친환경 자동차에 관련된 생산력은 독보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중국 정부는 현지 기업의 기술 발전을 도모할 목적으로 소형 전기 자동차(NEV)에 한해 해외 제작사들이 중국 현지에서 생산 할 수 있도록 정책을 완화하고 있는 가운데, 토요타의 경우 2018년부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을 중국 현지 생산할 예정이며, 포드와 닛산,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배터리 전기차(BEV)의 중국 현지 생산을 준비 중이다.



물론 현지에서 생산된 배터리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정식 인가받기 위해선 중국 현지 배터리 제조사에서 공급받은 배터리를 필수 탑재해야 한다.

이렇게 중국 자동차 업계는 해외 유명 제작사와 공생관계를 유지하며 자본과 기술력을 키워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업계 동향에 맞춰 우리도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물론, 모든 중국 자동차가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을리는 없겠지만, 충분한 서비스 네크워크가 구축된 상태에서 열린 사고방식을 갖게 된다면 앞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취향을 저격할 ‘자동차 판 샤오미’를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세히 살펴보면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았던 매력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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